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오는 24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임 회장은 지난 2년간 비은행 부문 강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우리금융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며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금융감독원의 경영평가 등급 하락, 부당대출 의혹, 그리고 인수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보험사 계약에 대한 리스크 관리 부실이 드러나면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비은행 강화·디지털 전환으로 수익성 개선
임종룡 회장은 2023년 3월 24일 취임 이후 비은행 부문 강화와 디지털 전환을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 같은 전략은 빠르게 성과로 이어지며 그룹의 수익 구조 개선에 기여했다.
임 회장은 은행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 확장을 적극 추진했다. 특히 보험,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2023년 우리카드는 리볼빙, 할부금융 등에서의 수익 강화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우리캐피탈도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자산 건전성 강화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우리자산운용과 우리펀드서비스도 투자 상품 다각화와 운용 전략 고도화로 수익 기반을 강화했다. 그 결과 우리금융은 2023년 연결 기준 순이익 3조 2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성과를 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도 임 회장의 주요 성과 중 하나다. 그는 우리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우리WON뱅킹’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AI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AI 기반 고객 상담 및 자산 관리 서비스 도입 ▲비대면 대출 및 예금 상품 강화 ▲고객 편의성 확대 및 거래 활성화 같은 디지털 전환 성과로 우리WON뱅킹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2023년 말 기준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임 회장은 친환경 금융 확대 및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집중했다. ▲ESG 대출 및 투자를 2024년 초까지 총 10조 원 이상 집행 ▲탄소 중립 목표 설정 및 이행 계획 구체화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및 주주 친화 정책을 도입 한 것들이 해당한다.
특히 우리금융은 기후변화 대응과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ESG 채권 발행 등으로 금융권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경영평가 등급 하락·부당대출 의혹으로 흔들리는 신뢰
그러나 최근 발생한 경영평가 등급 하락과 부당대출 의혹은 임 회장의 성과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체결한 동양·ABL생명 인수 계약에서 발생한 리스크 관리 부실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인수 계약에서는 인수 실패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M&A 보험에 가입하지만, 우리금융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포기했다. 예상 보험료는 약 22억 5000만 원(보험료율 1.5%)에 불과했지만, 이를 가입하지 않은 것이 결국 경영 리스크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은 최대 1500억 원 이상의 손실 위험에 노출되었고, 인수 승인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차주에게 총 73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은 이번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현 경영진에게 상을 줄 생각이 없다”며 강도 높은 후속 조치를 시사했다.
특히 1604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 중 987억 원이 임 회장 취임 이후 발생한 것이어서 현 경영진의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1229억 원이 부실화된 상태이며, 추가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의 후속 조치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인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경영평가 등급 2등급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등급 하락이 인수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임종룡 회장
임종룡 회장은 현재 금융위원회의 조건부 예외 승인을 받기 위해 자본 확충, 금융사고 재발 방지, 자산 건전성 강화 등 다각적인 개선책을 마련 중이다. ▲보통주 자본비율(CET1)을 연말까지 12.5%까지 끌어올리고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 신설 및 내부 통제 강화 ▲부동산 PF 및 대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점검 강화 등이 주요 개선안으로 거론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임 회장이 취임 후 실적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드러난 리스크 관리 부실과 경영평가 등급 하락은 향후 경영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