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 감미료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주제다.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현지시각 26일(수)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수크랄로스’를 섭취했을 때 뇌의 ‘식욕 신호’를 더욱 강하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인공 감미료의 영향 연구
‘제로 칼로리’라는 문구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제품들은 보통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감미료를 사용한다. 이들은 설탕 및 액상과당 등 단순당 섭취로 인한 해로움이 꾸준히 지적을 받는 와중에, 그 대체품으로 등장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고, 시간이 지나며 각국에서 식품첨가물로 허용하는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인공 감미료가 실제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지, 다른 건강상 악영향은 없는지에 대한 지적도 계속 이어져왔다. 당분 섭취를 줄일 목적으로 인공 감미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경계하기 위함이다.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당뇨 및 비만 연구소장이자 케크 의과대학의 내분비 및 당뇨병 부서 공동 책임자를 맡고 있는 캐슬린 A. 페이지 박사는 연구팀과 함께 인공 감미료의 일종인 수크랄로스가 뇌 활동, 호르몬 수치, 배고픔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한 무작위 실험을 설계했다. 수크랄로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허용돼 널리 쓰이고 있는 인공 감미료다.
연구팀은 이전까지 수행됐던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대부분 동물 모델 대상 연구 또는 대규모 인구 조사 형태의 연구였다는 공통점을 확인했다. 이들 연구에서는 보통 ‘제로 칼로리 감미료가 비만과 무관하지 않다’는 결론을 제기했다. 페이지 박사의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가 ‘인간의 식욕’, 즉 배고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데 주력하고자 했다.
‘포만감 호르몬’ 변화의 차이
연구팀은 75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소규모의 실험 연구를 진행했다. 수크랄로스로 단맛을 낸 물과 일반 설탕으로 단맛을 낸 물을 준비한 다음, 참가자들로 하여금 그것을 마시게 했다. 이때 참가자들이 음료를 마시기 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뇌를 스캔하고, 혈액 샘플 및 배고픔 평가 설문을 수집했다. 음료를 마신 뒤에도 같은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해 비교·대조했다.
뇌 스캔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수크랄로스를 넣은 물을 마셨을 때 시상하부에서 ‘배고픔’을 유발하는 활동이 증가했다. 특히 참가자 중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설탕을 넣은 물을 마셨을 때는 ‘렙틴’과 같은 포만감 유발 호르몬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수크랄로스를 넣은 물을 마셨을 때는 렙틴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다.
페이지 박사는 이 결과에 대해 수크랄로스가 칼로리 없이 단맛을 제공함으로써 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이런 ‘기대와 결과의 불일치’로 인해, 장기적으로 음식에 대한 갈망 등 식습관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배고픔을 유발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페이지 박사는 이 연구의 참가자들을 선별할 때 남성과 여성, 체중 상태 면에서 최대한 균형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각 참가자는 수크랄로스 물, 설탕물, 순수한 물로 테스트를 받았다.
수크랄로스 물을 마셨을 때 사람들은 설탕물을 마셨을 때보다 더 강한 식욕을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비만인 사람들은 식욕을 느끼는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단맛이 나는 음료를 마셨는데, 칼로리가 섭취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fMRI로 스캔한 결과를 통해, 수크랄로스를 섭취하면 시상하부를 비롯해 동기 부여 및 감각 처리와 관련된 뇌 영역들 간의 연결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설탕을 섭취했을 때는 인슐린과 같은 혈당 조절 호르몬이 증가하지만, 수크랄로스를 마셨을 때는 혈당 조절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았다.
이 연구의 결론은 명확하다. 수크랄로스가 칼로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강한 식욕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에게는 더 강한 배고픔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복합적이다. 장기적으로 식습관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지만, 그것이 100% 확정된 영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내용을 토대로 인공 감미료가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 및 어린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해서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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