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요소는 모든 사람에게 경보를 울린다. 특히, 암을 극복한 사람들은 대기오염 노출에 더욱 주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암 생존자가 대기오염에 노출될 경우,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발병 위험 요인 규명
국립암센터는 최근 대기오염 노출과 골다공증 위험에 관한 연구 결과를 확인해 공개했다. 이 연구는 한국인 암 생존자 2,245명과 건강인 6,732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암을 극복한 생존자들이 대기오염에 노출될 경우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예방의학 분야의 대표 저널인 「예방의학(Preven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골다공증은 뼈와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이다. 뼈의 밀도가 줄어들고 구조가 약해지는 질환으로, 그 본질은 호르몬 변화, 영양 및 대사 이상, 그리고 노화에 따른 퇴행이다. 뼈 자체가 약해지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일상적인 넘어짐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척추나 고관절, 손목이나 발목 골절이 발생할 경우 통증은 물론 심각한 일상생활 지장을 일으키며, 때때로 생명과 직결되기도 한다. 실제로 골다공증과 관련된 합병증 및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골다공증 발병 위험과 관련된 요인, 그리고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는 무엇이 있는지를 밝혀내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어왔다. 이는 공중보건 및 예방적 측면에서 중요성이 높은 일이다.
대기오염을 비롯한 환경적 요인이 골다공증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기존에도 진행돼 왔다. 하지만 연구 참여자들의 인종, 성별, 기저질환 유무 등에 따라 결과가 상이하게 나온 탓에, 대기오염에 따른 건강 취약집단의 설정과 맞춤형 예방 및 관리지침 등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암 생존자의 골다공증 발병 위험
암을 극복해낸 암 생존자들은 치료 후 골소실 및 골밀도 감소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암 치료에 사용되는 방법들이 뼈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방사선 치료는 뼈 구조와 밀도를 직접 손상시킬 수 있고, 호르몬 요법을 사용하는 암종의 경우, 호르몬 수치 변화로 뼈 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치료 중 부작용으로 뼈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질 수도 있고, 치료로 인해 신체활동을 원활히 하기가 어려우므로, 뼈 강도와 밀도가 감소하기 쉽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암 생존자들은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매우 높은 취약집단으로 분류된다.
국립암센터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장기간의 대기오염 노출이 암 생존자의 골다공증 발병 위험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골다공증과 관련된 조사가 수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4기(2007~2009), 그리고 제6기~8기(2015~2021) 자료 및 연계된 대기오염 데이터를 활용했다. 암 생존자 2,245명과 건강인 6,732명을 대상으로 하여, 각 집단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골다공증 발병 위험도가 다른지 분석했다.

암 생존자, 미세먼지 특히 주의
연구 결과, 건강한 사람들에게서는 대기오염과 골다공증 사이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암 생존자의 경우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성 암 생존자의 경우,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의 연평균 농도가 각각 4㎍/㎥, 8㎍/㎥ 증가하면 골다공증의 위험이 각각 1.25배와 1.29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로 인한 염증 반응 증가가 암 생존자들의 약화된 뼈 건강을 더욱 저해시키거나, 미세먼지 자체가 호르몬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데이터결합팀 황주연 연구원과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김경현 연구원이 공동 1저자로 수행했으며,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골다공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를 이끈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김기주 교수는 “암 생존자는 건강인에 비해 미세먼지로 인한 골다공증 위험이 높으므로,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을 지니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현진 교수는 “앞으로도 암 생존자의 치료 이후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지속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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