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에 좋은 음식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떤 음식에 어떤 영양소가 풍부한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다면 어떤 음식을 먹어보면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한 것들 말이다. 무엇을 먹느냐가 건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부분이다.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음식을 어떻게 조리하느냐’다.
조리법과 영양소의 연관성
국내외 식품영양학과 교수, 영양사, 요리 연구가 등 많은 사람들이 음식에 관해 언급할 때, 재료 손질법이나 구체적인 조리 방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재료 손질이나 조리 과정은 식재료 본연의 영양가에 영향을 미친다.
조리법과 영양소의 연관성은 우리 몸이 음식을 소화하는 방식, 그리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한 가지 예로,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이 높아진다. 비타민 A의 주요 공급원으로 꼽히는 당근의 경우, 생으로 먹는 것보다 기름에 볶아서 먹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이러한 맥락으로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식재료 손질법과 조리법은 무엇인지, 그러한 조리법과 영양소는 구체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주스와 블렌딩은 다르다
언뜻 생각하기에, “‘블렌딩’으로 ‘주스’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둘은 차이가 있다. 블렌딩으로 만드는 것은 주스가 아닌 ‘스무디’로 분류해야 하며, 주스를 만드는 과정은 블렌딩이 아닌 ‘착즙’이다. 즉, 블렌딩은 재료를 있는 그대로 갈아내는 과정이고, 주스는 재료에서 액체 성분만을 추출한 것을 말한다.
이 둘은 조리법과 영양소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일단 주스는 액체로 돼 있기 때문에 물과 같은 음료에 가깝다. 소화가 매우 빠르다는 이야기다. 주스의 가장 대표적인 단점은 ‘섬유질’이다. 주스의 원료가 되는 과일이나 채소는 보통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을 섭취할 목적으로 먹는다. 하지만 착즙을 통해 주스를 만들 경우, 비타민과 무기질은 어느 정도 보존되지만 섬유질은 대부분 제외된다.
예를 들어, 오렌지의 경우 1개에 보통 15~18g 사이의 탄수화물을 제공한다. 이중 약 20%가 섬유질로 돼 있고 나머지는 당분이다. 섬유질은 당분이 혈류로 흡수되는 속도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렌지를 그대로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착즙을 통해 주스로 마시게 되면, 섬유질은 없이 당분만 섭취하게 된다. 과일의 당분은 대개 단순당에 해당하므로, 흡수 속도가 빨라져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주스 자체는 포만감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이 마실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잘게 자르면’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식재료는 본래 상태 그대로 보면 한입에 먹을 수 없는 크기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리 과정을 통해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선 식품에 해당하는 과일과 채소류의 경우, 조리법과 영양소의 관계를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다지거나 갈아서 먹으면 우리 몸이 영양소를 더 쉽게 흡수할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식사를 할 때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으라고 하는 것도, 음식물을 잘게 다졌을 때 보다 원활한 소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블렌딩’이 여러 면에서 추천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여러 재료를 섞어서 통째로 갈아냄으로써 다양한 영양소를 쉽게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과일과 채소를 통해 섭취하게 되는 각종 ‘항산화 물질’들의 경우, 잘게 자르거나 다지는 조리법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르고 다지는 과정에서 식재료를 구성하는 세포벽이 파괴되고, 그 안에 있는 항산화 물질이 더 쉽게 방출된다는 논리다.
한식에서는 마늘, 양파와 같이 향이 강한 식재료를 다지거나 잘게 잘라서 기본 양념으로 사용하곤 한다. 이들 식재료는 심혈관계를 비롯해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되는 화합물을 가지고 있다. 다지거나 잘게 자르는 과정에서 이들 화합물이 방출돼 몸에 더 쉽게 흡수될 수 있다.
다만, 항산화 물질 중 상당수는 활성산소와 결합해 중화시키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는 즉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났을 때도 반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식재료 속 항산화 물질이 방출된 상태에서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일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씨앗과 껍질에 관하여
치아씨드, 아마씨, 해바라기씨와 같은 씨앗류 식품은 조리법과 영양소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는 종류다. 씨앗류는 흔히 견과류와 함께 식물성 불포화 지방산의 공급원으로 종종 언급된다. 불포화 지방산은 인체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지방은 공급해주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근본적으로 지방이므로 이 역시 과도한 섭취는 좋지 않지만, 불포화 지방산 위주로 지방을 섭취하면 전반적으로 심장 및 혈관 건강이 개선된다.
다만, 씨앗류는 기본적으로 단단한 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먹을 경우 원활하게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씨앗류는 물에 불려서 섭취하거나 스무디를 블렌딩할 때 재료로 넣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특히 아마씨의 경우 그대로 섭취하면 오히려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아씨드의 경우 아마씨보다는 물성이 무르기 때문에 물에 불려서 섭취하는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 다만, 치아씨드에 관련된 연구를 보면 갈아서 섭취할 때 영양소를 더 온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과일류나 채소류를 섭취할 때는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먹는지는 개인의 취향에 달린 일이지만, 사과나 배처럼 비교적 무른 과일은 섬유질의 대부분이 껍질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편을 권장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과일을 껍질째 먹기 위한 올바른 세척법에 관한 정보도 알려져 있다.
또한, 다양한 영양소를 폭넓게 공급할 수 있는 감자 역시 껍질째 먹을 때 영양소를 온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종류로 꼽힌다. 감자 껍질은 과일에 비해 식감이 더 거칠기 때문에, 칼집을 내서 오븐에 통째로 굽는 조리법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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