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학교병원(이하 아주대병원) 연구팀이 두경부암(Head and Neck Cancer, HNC)에서 암세포의 생존 및 항암치료 저항의 핵심이 되는 단백질을 규명했음을 발표했다.
두경부암 종류와 현황
두경부암은 두경부, 즉 뇌 아래부터 혀, 인두, 후두 등 가슴 윗부분 부위에 생긴 암을 통틀어서 일컫는 말이다. 가장 흔한 유형으로는 입 속, 목 부위 등에서 발생하는 ‘편평세포암’이 꼽히며, 그밖에 널리 알려진 종류로는 후두암, 구강암, 갑상선암, 비인두암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수천 명, 많게는 1만 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게다가 두경부암은 약물 저항성이 높아 치료가 어렵고, 치료하더라도 재발율이 높은 악성 종양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두경부암의 핵심 단백질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철호 교수 연구팀은 두경부암의 약물 저항성과 재발율의 근본적 메커니즘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이어왔다. 그 결과 ‘TBK1(TANK-binding kinase 1)’이라는 단백질이 암세포의 생존과 항암제 저항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TBK1은 주로 면역 반응, 염증 반응, 그리고 세포 생존과 관련된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TBK1 단백질이 ‘자가포식(autophagy)’ 작용과 ‘스트레스 과립(stress granule, SG)’의 형성을 유도함으로써, 암세포의 생존력을 높이고 시스플라틴과 같은 항암제에 저항력을 키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 자가포식(autophagy) : 세포가 손상된 부분을 스스로 제거하는 과정.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기능을 최적화함으로써 세포의 생존력을 높이는 데 기여함. * 스트레스 과립(stress granule) :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세포 내에 형성되는 구조물. 중요한 유전 정보를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과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함. |
암세포 생존 돕는 자가포식
연구팀의 성과 중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TBK1’이 자가포식과 스트레스 과립 형성을 각각 독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후반부에 ‘오토파고좀-리소좀 융합 (autophagosome-lysosome fusion)’이라는 과정이 이루어지는데, TBK1이 이를 촉진함으로써 스트레스 과립 형성에 적합한 환경을 만든다는 점을 규명했다.
또한 두경부암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TBK1의 과활성화가 환자의 불량한 예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TBK1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암세포는 항암제 투여와 같은 스트레스 환경에서 더욱 잘 생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자가포식은 세포 건강을 개선하고 생존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작용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암세포의 생존과 재발에 기여하는 경우이므로 부정적인 기능을 하는 셈이다.
TBK1 억제로 치료 가능성 발견
연구팀은 또한 암세포에서 ‘TBK1’의 활성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이유도 밝혀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MUL1’이라 불리는 E3 유비퀴틴 리가아제가 ‘TBK1’을 분해해 그 양을 조절하게 된다. 하지만 암세포에서는 ‘MUL1’이 부족해지면서 ‘TBK1’이 과도하게 축적된다. 이로 인해 암세포는 손상된 물질을 빨리 제거하고, 항암제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생존한다는 것이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임상적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했다. ‘TBK1’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물질(GSK8612)을 동물모델에 투여한 결과, 종양의 성장이 현저히 억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시스플라틴과 같은 기존 항암제와 GSK8612를 함께 투여하자 항암 효과가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항암제가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어렵던 기존 환자들에게도 TBK1을 억제함으로써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철호 교수는 “TBK1은 원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이었지만, 두경부암세포가 이를 이용해 스트레스 환경에서 생존하고 약물 저항성을 획득한다는 점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며 “TBK1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 임상에 적용된다면, 항암제 저항성 극복과 함께 암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오토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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