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뱃살은 체중 감량 중에서도 가장 정체가 길고, 빼기 어려운 부위로 꼽힌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인다고 해서 뱃살이 빠지진 않는다. 복부 지방은 특히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이 깊고, 호르몬, 스트레스, 식습관까지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뱃살 감량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땅콩버터 식전 섭취”가 복부지방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데이터들이 주목받고 있다. 고지방 고칼로리 식품으로 여겨졌던 땅콩버터가 왜 뱃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그 배경과 작용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복부지방 축적을 억제한다
땅콩버터의 주요 지방 성분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이다. 이는 아보카도나 올리브유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지방의 한 종류로, 체내 염증을 줄이고, 내장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성분이다. 실제로 하버드대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단일불포화지방을 충분히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복부지방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단일불포화지방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키고, 지방세포에 에너지가 저장되는 것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 작용이 복부, 특히 내장 주변의 지방세포에서 더욱 활발하게 나타나는 점이 핵심이다. 결국 땅콩버터를 적절히 섭취하면 지방 자체는 섭취하면서도, 복부 비만은 오히려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식전 섭취 시 포만감을 주어 식사량을 줄여준다
땅콩버터의 또 다른 장점은 ‘소량으로도 큰 포만감’을 준다는 점이다. 땅콩은 단백질과 지방이 함께 있는 구조로, 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고, 천천히 소화된다. 특히 식전에 땅콩버터를 1~2스푼 섭취하면 식사량 자체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때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식사 직전에 땅콩버터를 섭취하면 뇌의 포만중추가 자극되기 시작하고, 식사 초반부터 ‘충분하다’는 신호를 받기 시작하게 된다. 이는 과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칼로리는 적지 않지만, 전체 섭취량을 줄여주는 보완 효과 덕분에 결과적으로 에너지 섭취량이 줄고, 체지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당류 흡수를 억제하고 혈당 변동을 안정시킨다
땅콩버터는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땅콩버터의 지방과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늦춰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한다.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할 경우, 식전에 땅콩버터를 먹으면 혈당 반응이 훨씬 완만해진다.
이는 뱃살과 직결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고, 남은 당분은 복부 지방으로 전환되기 쉽다. 하지만 식전의 땅콩버터는 이 혈당 곡선을 평탄하게 만들어, 인슐린 과다 분비를 막아준다. 즉, 복부 지방으로 저장되는 여지를 줄이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당을 끊기 어렵거나, 아침에 단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있다면 땅콩버터를 식전에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지속적인 식욕 억제로 ‘간헐적 단식’ 구조에도 적합하다
땅콩버터는 간헐적 단식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적합한 식품이다. 소량만 먹어도 혈당과 인슐린을 급격하게 자극하지 않고, 공복감을 안정적으로 눌러주기 때문이다. 특히 단식이 끝나는 시점에 첫 끼로 땅콩버터를 섭취하면 폭식을 막고 안정된 에너지 공급을 도와준다.
많은 사람들이 단식을 한 뒤 식욕이 폭발해 하루 전체 식단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땅콩버터는 이 구간을 부드럽게 넘어가도록 도와주는 ‘전환용 식품’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땅콩버터에 들어 있는 아르기닌, 마그네슘 같은 미량 영양소는 근육 대사를 도와 기초 대사율을 유지하게 해주며, 지방 저장을 줄이고 에너지 사용률을 높이는 간접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 – 반드시 무가당·무첨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는 땅콩버터 중에는 설탕, 식물성 경화유, 소금이 첨가된 제품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설탕이 들어간 땅콩버터는 혈당을 자극하고, 당 섭취량을 늘려 오히려 뱃살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위한 땅콩버터 섭취라면 반드시 ‘100% 땅콩’, ‘무가당’, ‘무첨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하루 권장량은 성인 기준으로 12스푼(1530g)이 적당하다. 이를 초과해 섭취할 경우 오히려 총 칼로리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절대 섭취하면 안 되며, 견과류에 민감한 사람은 아몬드버터, 캐슈버터 등 대체 식품으로 응용할 수 있다.

‘고지방 식품은 피해야 한다’는 오해를 깨야 할 때
땅콩버터는 지방이 많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다이어트 식단에서 배제되곤 했다. 하지만 고지방이 곧 해롭다는 개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중요한 건 ‘어떤 지방을 어떻게 먹느냐’이다. 땅콩버터는 올바른 선택만 한다면, 복부 지방을 줄이고 혈당을 안정시키며 식사량까지 조절해주는 전략적 식품이 될 수 있다.
뱃살은 단순히 운동만으로 줄일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다. 대사 반응, 식욕 조절, 혈당 관리까지 모두 맞물려야만 변화가 시작된다. 땅콩버터는 그 모든 과정에서 유효한 포인트를 건드리는 식품이다. 내일부터라도 식사 전 1스푼, 작은 변화가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은 지방이 아니라 설탕을 줄여야 할 때다. 땅콩버터는 그 첫걸음을 도와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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