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산수는 단맛도 없고 열량도 없어 마치 “물보다 나은 건강 음료”처럼 여겨지는 대표적인 음료다.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거나 당류 섭취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탄산음료 대신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식사 중이나 운동 후 갈증 해소용으로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의외로 치과 전문의들은 탄산수를 매일 마시는 습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산성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치아가 설탕 때문에 썩는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더 빠르게 치아를 손상시키는 건 산이다. 그리고 탄산수는 바로 그 산성 자극을 입안에 직접적으로 퍼뜨리는 음료다. 맛이 없으니 괜찮겠지 싶지만, pH 수치와 치아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는 일반 콜라나 주스 못지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탄산수가 무조건 건강하다는 오해
탄산수는 건강한 이미지가 강하다. 당분이 없고, 색소도 없고, 카페인도 없으니 뭔가 ‘무해한 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치아 건강 관점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탄산수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는 물과 반응해 탄산(H2CO3)을 형성하는데, 이 화학 반응은 입안에서 pH를 빠르게 떨어뜨린다. 실제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탄산수는 pH 3~4 수준의 강한 산성을 띤다.
참고로 치아의 법랑질은 pH 5.5 이하의 환경에서 부식이 시작된다. 즉, 탄산수 한 잔만 마셔도 입안은 이미 치아 부식이 가능한 조건으로 바뀌게 된다. 단순히 한 번 마신다고 문제가 되진 않지만, 하루 2~3캔씩 마시거나, 물 대신 자주 마시는 습관은 치아 표면을 반복적으로 산에 노출시키며, 결국 법랑질을 약화시키고, 미세한 마모를 유발하게 된다.

당분이 없는데도 충치를 유발하는 이유
사람들은 당분이 없으면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충치의 시작은 “산”이다. 입속 박테리아는 당을 먹고 산을 만들어 치아를 손상시키지만, 탄산수는 박테리아를 거치지 않고 산 자체를 직접 제공하는 구조다. 특히 무가당 탄산수의 경우 아무런 저항 없이 산이 치아 표면에 바로 닿기 때문에, 침의 완충 작용만으로는 그 영향을 막기 어렵다.
게다가 탄산수의 기포는 혀와 잇몸, 구강 점막을 자극해 침 분비를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 침이 줄어들면 산을 희석시키는 능력도 함께 떨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탄산수를 여러 번 나눠 마시거나, 입에 머금고 천천히 마시는 습관은 치아에 훨씬 더 해로운 방식이다. 무가당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동 후 탄산수? 오히려 산화 스트레스 높인다
운동을 마치고 나서 탄산수를 마시는 습관은 의외로 흔하다. 땀을 많이 흘리고 입이 마른 상태에서 톡 쏘는 탄산의 청량감은 일종의 갈증 해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갈증’ 상태에서 탄산수를 마시는 것이 치아 건강엔 가장 해로운 습관 중 하나다.
운동 직후는 입안이 건조하고 산성 저항력이 가장 낮은 상태다. 이때 탄산수를 마시면 침으로 산을 중화시킬 여력이 부족해, 산이 직접적으로 치아 표면에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운동 직후 탄산수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치경부 마모나 미세균열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치과 진료 통계도 있다. 물처럼 마셨던 탄산수가 오히려 입속 산화 스트레스를 높이고, 치아를 피로하게 만든다.

향이 들어간 탄산수는 더 위험하다
최근에는 레몬향, 자몽향, 라임향 등 향이 들어간 탄산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향료가 들어간 탄산수는 일반 탄산수보다 산도가 더 강하고, pH가 낮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부 제품은 pH 2.9 수준으로, 콜라보다 더 산성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제품을 ‘건강 음료’로 인식하고 물처럼 하루에 여러 병씩 마시는 경우다.
게다가 향이 첨가된 탄산수는 단맛이 없더라도 구강 내 침 분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산성 환경이 더 오래 유지된다. 입안이 말라 있는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마실 경우, 구취 증가, 잇몸 약화, 치아 시림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맛 없는 물’이 아니라 ‘산성 화학물’에 가깝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말 마시고 싶다면 이렇게 마셔라
탄산수를 절대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물처럼 자주 마시는 습관은 분명 문제다. 특히 다음과 같은 방법을 지키면 탄산수의 치아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식사 중이나 식후 30분 이후에 마실 것: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탄산수까지 더해지면 박테리아와 산이 함께 작용해 충치 위험이 높아진다.
빨대로 마실 것: 탄산이 치아 표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입에 머금지 말고 빠르게 삼킬 것: 입 안에 오래 머금으면 산이 더 오랫동안 치아에 닿는다.
마신 후 물 한 모금으로 입 헹구기: 침의 중화작용을 돕고 산도를 빠르게 회복시킨다.

“건강한 이미지”에 속지 말 것
탄산수는 분명 설탕이 없고 열량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강에 이롭다는 건 아니다. 적어도 치아 관점에서는 정제된 설탕보다 더 빠르게, 더 넓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무설탕이라는 이미지에 속아 하루에 몇 병씩 물처럼 마시는 사람들은 치과 치료가 더 빨리 필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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