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대중에게는 비만 치료제로 잘 알려진 약물에 뇌 건강 보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시 한 번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는 작년 9월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와 비슷한 맥락이면서, 좀 더 확장된 내용들이 포함됐다. 지난 7일
연세대 의대 연구결과
지난 9월 미국 신경학회 저널 「뉴롤로지(Neurology)」에는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이 실렸다.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치료제인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경우, 퇴행성 뇌질환 위험이 약 20% 감소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알려진 메커니즘을 요약하면, SGLT2 억제제를 복용함으로써 체내 케톤체 생성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신경세포 생존 촉진 및 염증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당시 연세대 의대 연구팀은 제2형 당뇨 환자 약 36만 명을 대상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SGLT2 억제제를 복용하고 약 2년 여의 추적 기간 동안 치매 위험 감소율이 21%, 파킨슨병 위험 감소율이 20%, 알츠하이머 위험 감소율이 19%, 혈관성 치매 위험 감소율이 31% 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대학 연구결과, 연세대와 유사
이번 JAMA에 발표된 연구는 미국 플로리다 대학과 아일랜드 골웨이 대학이 각각 주도했다. 그중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도 치매 위험 감소에 대해 비슷한 맥락을 보여준다.
플로리다 연구팀은 약 9만 명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젬픽, 위고비와 같은 GLP-1 수용체 길항제(GLP-1RA) 기반 약물의 효과를 확인했다. 검증 결과, GLP-1RA 약물은 다른 혈당 강하제에 비해 알츠하이머 및 관련 치매(ADRD) 발생 위험이 33% 낮게 나타났다.
한편,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연세대 의대에서 검증했던 SGLT2 억제제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했다. SGLT2 억제제를 사용한 경우, 다른 혈당 강하제보다 ADRD 발생 위험이 43% 낮게 나타났다.
두 약물의 효과는 약 10%p 차이가 나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 않으며, ‘보호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결론 도출을 위해 사용한 구체적인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수치적으로는 다르게 나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내놓은 결과와 비슷하게 당뇨 치료제에 치매 위험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골웨이 대학 연구, SGLT2 억제제 효능 없어
한편, 골웨이 대학 연구팀이 주도한 연구는 약 26건의 무작위 임상시험에 대한 문헌 분석 및 메타 연구였다. 대상이 된 참가자 데이터는 약 16.5만 명이다. 이 연구에서도 역시 GLP-1RA 약물이 치매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뒷받침했다. 이 연구에서도 GLP-1RA 약물 복용이 치매 위험 감소 효과가 있다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다만, 골웨이 대학의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와 달리 SGLT2 억제제와 또 다른 경구 투여 방식의 제2형 당뇨 치료제인 ‘피오글리타존’의 치매 위험 감소 효능이 발견되지 않았다. 골웨이 대학 연구팀은 다른 치료제에 비해 ‘GLP-1RA 약물의 인지 기능 보호 역할이 더 뚜렷하다’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치료 효과 임상시험 중
GLP-1RA 계열 약물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세마글루타이드다. 구체적인 약물 브랜드로는 비만 치료제로 더 잘 알려진 오젬픽, 위고비 등이 있다. 알다시피 이들은 본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약물이다. 그 과정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돼 비만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후에도 연구를 통해 GLP-1 수용체가 위장관 및 췌장 뿐만 아니라 뇌, 심장, 면역 체계 등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GLP-1RA 기반 약물의 효능 범위도 덩달아 확장돼 왔다. 특히 뇌 염증 감소, 신경가소성 향상을 비롯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감소시킨다는 것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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