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암 사망률에서 위암과 폐암에 이어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 대장암이다. 특히 50대 이후 인구에서 발생률이 급증하며,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생활형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장암을 이야기할 때 흔히 ‘밀가루 음식’을 경계한다. 하지만 정작 더 주의해야 할 것은 식탁에 자주 오르는 적색육과 가공육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2015년에 가공육을 1급 발암물질로, 적색육을 2급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차원이 아니다. 대장에 도달한 이들 성분이 어떤 화학 반응을 거쳐 세포에 손상을 일으키고, 어떻게 암세포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있다. 밀가루가 문제라면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따로 있는 셈이다.
지금부터 적색육과 가공육이 대장암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기전과 경로를 정리해보자.

첫 번째 – 헤미철의 산화 작용이 대장 세포를 손상시킨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적색육에는 헤미철(heme iron)이 풍부하다. 이는 체내 흡수율이 높은 철분 형태이지만, 동시에 산화 작용이 매우 강하다. 헤미철은 대장 내에서 활성산소(ROS)를 생성하고, 이는 대장 점막의 DNA를 손상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장 점막은 복구되지 않은 채 산화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그 결과 세포 변이가 일어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헤미철이 단순히 철분을 공급하는 영양소일 뿐만 아니라, 대장 내에서 ‘촉매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장내 유해균이 분비하는 독성물질, 담즙산과 결합하여 발암 물질인 N-니트로소화합물(NOC)을 형성하게 된다. 이 물질은 세포의 유전자 전사를 방해하고, 대장암의 발생률을 높인다.

두 번째 – 조리 방식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과 염분 과다의 복합작용
가공육은 대부분 고온에서 조리되거나 훈연·건조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폴리사이클릭 방향족 탄화수소(PAHs)와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s)이 생성된다. 이는 특히 불에 직접 닿아 조리된 햄, 베이컨, 소시지에서 많이 발생하며, 대장 점막에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암세포 전환의 발단이 되는 돌연변이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
게다가 가공육에는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아질산염이나 질산염 같은 방부제가 사용되는데, 이들이 위나 대장에서 단백질과 반응해 또 다른 NOC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는 위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시간 대장에 머무는 장기적 환경에서는 더 위험하다. 소화기관 중 가장 오래 음식물이 머무는 대장은 독성물질의 농축 장소가 되는 셈이다.

세 번째 – 장내 미생물 환경을 악화시키는 단백질 과잉 대사
적색육과 가공육을 자주 섭취하는 식단은 단백질 섭취가 과도하게 이루어지기 쉽다. 단백질은 본래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지만, 과잉 섭취 시 문제는 달라진다. 대장에서 미처 흡수되지 못한 단백질이 부패성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암모니아, 황화수소, 인돌 등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 이러한 부패산물은 장 점막 세포를 자극하고, 만성적인 염증을 유도해 대장암 발병 환경을 조성한다.
게다가 고기 중심 식단은 장내 유익균을 감소시키고, 대신 부패균이나 염증성 미생물이 늘어나게 만든다. 이는 단순히 ‘설사나 변비’ 같은 증상을 넘어서, 장내 면역 시스템의 붕괴와 대장 점막 회복력 저하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단백질 자체보다 그로 인해 바뀌는 장내 생태계가 대장암을 더 빠르게 끌어당기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네 번째 – 섬유소 부족이 배출력을 떨어뜨린다
대장암 발생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정체된 발암물질’이다. 건강한 장은 섬유소가 풍부한 식단을 통해 대변의 양을 늘리고 장 운동을 활발하게 유지한다. 하지만 적색육과 가공육 위주의 식단은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해지고, 그 결과 장 내에서 음식물이 오래 머무르게 된다. 이는 발암물질이 대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섬유소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며, 이 유익균이 만들어내는 단쇄지방산은 장 점막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섬유소가 부족한 식단은 보호막 없이 독성 환경에 대장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셈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대장암 위험을 급격히 끌어올린다.

밀가루보다 고기, 그 중에서도 가공육이 더 문제다
많은 이들이 대장암을 걱정하면서 ‘빵이나 밀가루’를 줄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대장암 위험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은 소시지, 베이컨, 햄, 스테이크 같은 식품들이다. 특히 한국처럼 국과 반찬 속에 고기가 자주 포함되는 식습관에서는 ‘고기를 얼마나 먹느냐’보다 ‘어떻게, 무엇을 먹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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