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적인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것 대신, 주기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임으로써 다이어트 및 대사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간헐적 단식처럼 ‘일정 기간 내 칼로리 섭취량’을 대폭 줄이는 방식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저탄수화물 식단의 장점 연구
영국 서리 대학 연구팀이 지난 3월 20일 「유럽 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저탄수화물 식단의 장점’이 뚜렷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적당히 낮춘 식단을 유지할 경우, 흔히 알려진 ‘간헐적 단식’만큼이나 신진대사적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20세~65세 범위의 참가자 12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3개월 동안 체중 변화가 3kg 내외로 안정적이었고, 체중 문제 외에 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건강상 문제가 없었다. 성별에 따른 대사 차이를 고려해, 참가자의 남녀 비율도 각 절반씩으로 맞췄다.
연구팀은 총 세 가지 식단을 설계했다. 하나는 ▲에너지 균형 식단(nEB)으로, 각 참가자별로 일일 에너지 요구량(TDEE)을 산출해 100%에 맞춰 식단을 설계하되, 탄수화물은 총 섭취량의 55%가 되도록 했다. 두 번째는 ▲저탄수화물 에너지 균형 식단(LCEB)이다.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TDEE 100%에 맞추되, 탄수화물은 %가 아니라 정량으로 50g만 포함시켰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저탄수화물 에너지 제한 식단(LC25)이다. TDEE 기준 25%로 전체 칼로리를 제한하고, 탄수화물은 정량으로 50g만 포함되도록 했다. 단, 모든 식단의 메뉴 구성은 동일하게 하고, 제공량에만 차등을 둠으로써 표준화된 결과를 도출하고자 했다.
각각의 참가자들은 지정된 날에 세 가지 식단 중 하나를 섭취하고, 5일 간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다른 식단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세 가지 식단 테스트에 모두 참여했다. 같은 식단을 먹어도 사람마다 대사 반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 참가자가 모든 식단을 섭취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탄수화물 섭취량에만 주목
연구팀은 저탄수화물 식단의 장점을 확인하고자 했으므로,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설계된 ‘저탄수화물 식단’에 특히 주목했다. 실제로 LCEB 식단을 섭취한 사람과 LC25 식단을 섭취한 사람 모두 신진대사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후 지방 함량이 높은 일반 식사를 섭취하더라도 중성지방 수치가 더 낮게 나오는 등 대사적으로 개선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쪽은 칼로리 제한 없이 권장 섭취량의 100%를 모두 섭취했고, 한쪽은 권장 섭취량 대비 25%로 대폭 줄인 식단을 섭취했다. 그럼에도 대사적인 장점은 양쪽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두 식단의 공통점은 단 하나, 저탄수화물 식단이라는 것이다.
서리 대학 영양학과 부교수인 아담 콜린스 박사는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 없이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단기적 단식’과 유사한 대사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즉, 전체적인 섭취량을 줄이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만 줄이는 방법으로 대사 건강을 좋은 쪽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탄수화물 식단의 장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이 연구 결과는 기존의 간헐적 단식 방법이 잘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간헐적 단식이 잘 맞는 사람이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칼로리 섭취량을 대폭 줄이는 것을 견디기 힘든 경우도 있다. 또한, 건강상 문제로 식사량을 섣불리 줄이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식사량 자체는 평상시처럼 유지하되, 탄수화물 섭취량만 제한하는 방식을 고려하면 된다. 탄수화물을 줄임으로써 부족한 식사량은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을 공급하는 메뉴로 채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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