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명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로 불리는 급성 감염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됐다. 가톨릭대학교(총장 최준규)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 연구팀은 mRNA 기술을 기반으로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전달학 분야 국제 학술지
SFTS의 증상과 치사율
SFTS 바이러스는 일명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라 불린다. 주 감염 매개체는 진드기로, 특정 종의 진드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사람을 물면 전파된다. 사람 외에도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감염될 수 있다.
SFTS는 급성 감염병으로, 고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구토, 설사, 출혈 등 보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 전신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해지면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문제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국내에서만 매년 200~300명의 SFTS 환자가 발생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자료에 따르면 인간에게서 발병했을 때 치사율이 5~27%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새로운 치료제, 100% 생존율 입증
이런 가운데, 가톨릭대 남재환 교수 연구팀이 SFTS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mRNA 기술을 기반으로 치료제를 만들었으며, SFTS에 감염된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100% 생존율’을 보였다. 이를 통해 SFTS에 대한 항체 기반 치료 전략 가능성이 제기됐다.
남재환 교수 연구팀은 SFTS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Gn)’을 인식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를 mRNA 형태로 합성한 다음, 이를 지질나노입자(LNP)로 전달해 생체 내에서 항체가 생성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만든 mRNA/LNP 기반 항체 치료제를 쥐 모델에게 투여한 결과, 모든 개체가 생존하는 결과를 보였다. 검증에 사용된 쥐들은 치사량에 해당하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음에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mRNA 기술의 잠재력 재확인
남재환 교수팀이 개발한 mRNA/LNP 기반 항체 치료제는 현재 ㈜SML바이오팜을 통해 비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곧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번 SFTS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를 통해 mRNA 기술이 항체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으며, 향후 암이나 만성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남재환 교수팀의 이번 SFTS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mRNA 백신 등의 독성평가 기술개발’ 과제, 그리고 질병관리청 ‘SFTS 치료후보물질 확보를 위한 전임상 시료 생산 및 평가’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SML바이오팜 연구팀, 서울대학교 조남혁 교수팀, 충북대학교 이상명 교수팀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mRNA 기반 항체 치료제가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한 사례”라며 “비임상 연구를 마친 후 임상시험을 통해 SFTS 환자 치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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