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4월호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통증을 겪는 부위가 많을 수록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에서는 C-반응성 단백질과 같은 염증 지표와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
미국 예일 대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로부터 약 14년에 걸친 장기 연구 데이터를 확보했다. 40만 명 이상의 개인으로부터 건강과 관련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한 데이터다.
이 자료에 포함된 개인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을 경험하고 있는지, 통증이 있다면 어느 부위인지, 얼마나 오래 통증을 겪었는지 등을 보고했다. 데이터에는 이와 함께 각 개인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 받았다면 언제였는지도 포함돼 있었다.
예일 대학 연구팀은 통증 지속 기간이 3개월 이상인지 미만인지에 따라 만성 통증과 급성 통증으로 분류했다. 그 과정에서 만성 통증과 급성 통증을 모두 경험한 참가자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해, 그들의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통증 발생 부위를 가릴 것 없이 모든 부위에서 나타나는 만성 통증과 급성 통증이 모두 우울증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만성 통증과 우울증은 보다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만성 통증을 경험하는 부위가 많은 사람은 우울증 위험도 더 높게 나타났다.

염증성 지표로 우울증과의 관계 설명
다음으로 연구팀은 위 자료를 토대로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 분석 자료도 확인했다. 특히 C-반응성 단백질, 혈소판, 백혈구 등 염증과 관련된 지표들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염증 표지 중 몇 가지를 토대로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가장 연관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C-반응성 단백질이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이는 자칫 받아들이기에 따라 두 가지가 서로 별개라는 뉘앙스를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건강은 결국 연결돼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서로 영향을 미친다. 이번 통증과 우울증에 관한 연구 결과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를 토대로 신체적 통증과 정신 건강 문제의 근본적인 연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번 조사 대상은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수집한 유럽계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므로, 향후 다른 인종과 민족들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의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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