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23일(수)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독감) 항바이러스제인 ‘발록사비르 마르복실’을 한 번 복용할 경우, 가족 등 가까운 접촉자에게 독감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약 30% 낮아진다. 즉, 독감 치료제로 독감 확산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독감 치료제로 독감 확산 예방 가능
미국 미시간 대학의 역학자 아놀드 몬토와 그 연구팀은 발록사비르 마르복실(미국 내 상품명 ‘조플루자’, 이하 발록사비르)의 글로벌 3상 연구를 주도했다. 발록사비르는 독감 A, B형의 급성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자포스톱’, 미국, 유럽, 우리나라에서는 ‘조플루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약물이 밀접 접촉자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배출을 상당히 늦춘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발록사비르의 독감 확산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센터스톤(CENTERSTONE) 임상시험’이라 이름붙여진 연구를 추진했다. 대상은 5세~64세 사이의 독감 양성 환자 1,457명과 그 밀접 접촉자라 할 수 있는 가족 2,681명이었다.
독감에 걸린 환자들은 무작위로 발록사비르 또는 가짜 약을 투여받았다. 연구팀은 약물 투여 이후 가족들을 추적해 독감 확산 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했다.
몬토 박사에 따르면, 독감 항바이러스제를 초기에 투여할 경우, 독감을 앓는 기간이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전파’는 별개의 이야기다. 몬토 박사는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통해 독감 확산 예방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치료제를 오랫동안 사용해왔음에도, 전염성에 대한 데이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조류 독감 확산 방지 잠재력 있어
확인 결과, 연구팀은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통해 독감 확산 예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미시간 대학 의대 감염병 과장 아담 로링 박사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환자와 그 가정, 더 나아가 지역사회까지 바이러스 전파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는 향후 독감이 유행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바꿔놓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발록사비르는 단 한 번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의 독감 항바이러스제들은 5일 동안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므로, 발록사비르가 더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몬토 박사에 따르면, 발록사비르는 조류 독감 확산 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류 독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발록사비르가 이러한 종류의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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