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위해 ‘건강한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습관을 만드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일 뿐. 운동 시간 늘리기, 건강하게 먹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와 같은 ‘고전적 건강한 습관 만들기’을 형성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까?
보통 3~4주 정도면 건강한 습관 만들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 글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남호주 대학교의 벤 싱 교수와 애슐리 E. 스미스 교수가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내용이다.
건강한 습관 만들기, 실제로 얼마나 걸리나?
습관을 만드는 데 3~4주 정도면 된다는 것은 1960년대 성형외과 의사였던 맥스웰 몰츠가 주장한 내용이다. 그는 관찰을 통해 환자들이 신체적 변화에 적응하는 데 약 3주가 걸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책을 통해 이 내용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심리학자와 행동 과학자들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습관이 형성되는 과정은 훨씬 더 복잡하다.
2010년 한 연구에서는 건강한 습관 만들기와 관련된 간단한 실험을 했다. 아침식사 후 물을 마시거나 매일 과일을 먹는 것과 같은 간단한 일상 습관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살핀 것이다. 참가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러한 행동이 습관화되기까지는 평균 66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 교수와 스미스 교수는 사람들의 건강한 습관 만들기가 대개 어느 정도 걸리는지를 조사한 여러 연구들을 검토했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약 2개월~5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자동성’ 즉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수행되는 상태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연구 결과에서는 59일~154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사람들은 단 4일만에 습관을 형성했고, 어떤 사람들은 거의 1년이 걸렸다. 이토록 폭넓은 범위는 모든 사람에게 습관 형성 과정이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습관 형성은 행동의 종류, 반복하는 빈도, 행동의 복잡성(난이도), 그리고 누가 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습관의 지속, 무엇으로 결정되나?
2021년 기존 연구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체계적 검토에서는 ‘신체 활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행동이 더 자연스럽고 덜 힘들게 느껴질수록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 마시기, 비타민 섭취와 같은 쉽고 간단한 행동은 마라톤 훈련과 같은 복잡한 행동에 비해 더 빨리 형성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습관이든, 단순히 동기부여를 한다거나 의지력을 높이는 것은 습관 유지의 핵심이 아니다. 반복, 계기 마련(신호), 체계화(구조화)를 통해 습관이 만들어지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매일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운동하도록 격려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거나, 식사 후 물을 마시도록 알림을 보내는 앱이 있다면 어떨까? 이들은 행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잊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건강한 습관 만들기에 도움이 된다.
싱 교수와 스미스 교수는 약 2,600명의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습관을 형성할 목적으로 위와 같이 체계적 개입을 하는 것은 여러 종류의 행동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실 사용과 같은 비교적 사소한 습관부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다소 난이도 있는 행동까지 말이다.
두 교수는 사소한 일상적 행동조차도 꾸준히 반복하면 강력한 루틴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있게 보았다. 습관을 꾸준히 ‘강화’해 나감으로써 습관이 몸에 밴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습관을 위한 8가지 팁
싱 교수와 스미스 교수는 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팁을 제시했다. 모두 연구를 통해 뒷받침된 방법들이다.
1. 시간을 두고 꾸준히 한다.
예를 들어, 60일 동안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다. 하루 정도 빼먹는다고 해도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라. 후회한다고 해서 어차피 시간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니까.
2.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매일 현실적으로 쉽게 반복할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한다.
3. 새로 만들고자 하는 습관을 기존 습관과 연결한다.
예를 들어, ‘치실질은 양치질 직전에 한다’라는 식이다. 이미 습관화돼 있는 것과 연결하면,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습관을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4. 진행 상황을 추적한다.
실물 달력이나 캘린더 앱 등을 사용해 매일 성공적으로 습관을 이행한 날을 체크하도록 한다.
5. 성공한 날에 대해서는 보상을 준다.
예를 들어, 아침 산책 후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거나, 일주일 동안 꾸준히 운동한 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을 부여함으로써 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작은 성과도 스스로 축하하도록 한다.
6. 아침이 가장 좋다.
아침에 실천한 습관은 밤에 시도하는 습관에 비해 안정적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아침 시간에 동기부여가 더 높고, 방해 요소가 더 적기 때문이다. 다른 일상적 문제가 발생하기 전 새로운 루틴을 시작하기 쉽다는 것이다.
7. 자율성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억지로 하는 것보다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습관을 잘 지켜낼 가능성이 더 높다.
8. 안정적인 맥락에서의 반복이 중요하다.
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할 때, 자동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21일 신화’가 중요한 이유
21일(약 3주)만에 건강한 습관 만들기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많은 사람들을 실패하도록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3주가 지났는데도 변화에 적응되지 않는다고 느끼면 ‘뭔가 잘못하고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좌절감, 죄책감, 완전한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실제로 건강한 습관 만들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적응이 다소 느리더라도 동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습관이 형성되는 데는 보통 최소 두 달, 때로는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좀 더 여유롭게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꾸준함이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꾸준히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습관이 몸에 배어들 것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