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은 위장만 힘든 게 아니라 몸 전체를 혼란시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허기를 달래주는 야식. 특히 밤 11시 이후 출출함을 참지 못하고 라면, 치킨, 분식 등을 찾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늦은 시간의 식사는 단순한 소화 문제를 넘어, 몸 전체의 생체리듬과 면역 체계에 큰 혼란을 줍니다. 수면에 들어가기 직전 음식물이 들어오면 위는 소화 활동을 계속해야 하고, 이로 인해 위산이 평소보다 더 많이 분비됩니다.
문제는 이때 몸은 휴식 모드로 전환되며 식도 괄약근의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쉬운 조건이 됩니다. 이는 단순한 속쓰림을 넘어 만성 위식도 역류 질환(GERD)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식도염과 식도암 위험도 증가시킵니다. 야식은 위산 역류만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먹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인슐린과 코르티솔, 멜라토닌 등 호르몬 분비 주기가 깨지고, 이로 인해 암세포 성장 억제를 담당하는 면역 호르몬의 활동이 둔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밤늦은 야식은 단순한 체중 증가를 넘어, 몸속 세포의 생존 환경 자체를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위산 역류가 반복되면 암 발생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밤 11시 이후 먹는 음식은 대부분 기름지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튀김류, 탄산음료, 술과 함께 먹는 야식은 위산을 더욱 강하게 자극하며, 눕는 자세와 맞물려 위산이 식도로 쉽게 올라가게 됩니다.
반복된 위산 역류는 식도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막세포의 구조 변화까지 유발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바렛식도’라는 선종성 병변으로 진행되며, 식도암의 전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위산 자체는 단백질 분해력이 강하고, 강한 산성을 띠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식도에 지속적 손상을 가할 경우 유전자 돌연변이와 세포 변형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더욱이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담즙과 효소까지 함께 올라오면 점막에 가해지는 손상은 더욱 심해집니다. 이처럼 야식 후 바로 눕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침묵의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속쓰림이 사실은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호르몬 교란은 암세포의 성장 억제력을 떨어뜨립니다
우리 몸에는 수면 중 활성화되는 면역계 기능이 있습니다. 특히 멜라토닌은 단순한 수면 유도 호르몬이 아니라,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항산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밤늦게 음식을 섭취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되고, 동시에 인슐린과 코르티솔의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인슐린은 당을 세포로 흡수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밤에는 필요 이상으로 혈당을 높이고 지방 합성을 촉진해 암세포 성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세포 회복을 방해합니다.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등 호르몬 민감성 암에서는 이러한 생체 리듬의 교란이 암 발생과 악화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야근을 자주 하거나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에서 암 발병률이 높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결국 야식은 단순히 식도와 위장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방어 체계를 흔드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암을 예방하는 야식 습관 실천법 4가지
1. 저녁 식사는 늦어도 밤 8시 이전에 마무리하고, 이후에는 물만 마십니다.
2. 야식이 필요하다면 미역국, 삶은 달걀, 두부처럼 소화가 쉽고 자극 없는 음식을 선택합니다.
3. 식후 최소 2시간은 눕지 않고 앉거나 가볍게 움직이며 위산 역류를 예방합니다.
4.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지 않도록 저녁 이후에는 강한 조명과 화면 노출을 줄입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