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용종은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용히 자라다가 어느 순간 암으로 발전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실제로 대장암 환자 중 상당수가 그 시작을 ‘무증상의 용종’에서부터 경험했고, 그 경계선을 넘기 전까지는 일상생활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용종이 단지 유전이나 나이 때문만이 아니라, 매일 먹는 음식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특정 음식은 점막 세포를 자극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세포 증식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용종 생성에 직결된다. 지금부터 먹기만 해도 용종이 생길 수 있는 ‘세 가지 위험한 음식’을, 단순한 식품군이 아니라 구체적인 작용 메커니즘 중심으로 풀어본다.
1. 가공육 – 니트로사민과 헤테로사이클릭 아민이 대장 점막을 직접 공격한다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식품이다. 그 이유는 단순히 기름지거나 소금이 많아서가 아니다. 이들 식품에는 보존제인 아질산나트륨이 첨가되어 있고, 조리나 가공 과정에서 고온에 노출되면 니트로사민,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 폴리사이클릭 방향족 탄화수소(PAH) 같은 강력한 발암성 화합물이 생성된다.
특히 니트로사민은 대장 점막의 DNA를 손상시켜 세포 복제를 왜곡시키고,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세포 덩어리인 용종이 형성된다. 더욱 문제는 이 화합물들이 장내 유익균을 억제하고, 유해균이 분비하는 2차 담즙산의 생성까지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이 담즙산은 대장 점막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만성 염증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상피세포의 분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하루 한 끼 간편하게 먹은 가공육 한 접시가, 대장에 세포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 정제 탄수화물 – 인슐린 스파이크가 세포 성장 신호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하얀 식빵, 도넛, 과자, 흰쌀밥 같이 혈당지수가 높은 정제 탄수화물은 먹는 즉시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이에 따라 인슐린이 대량으로 분비되는데, 문제는 인슐린 자체가 단순한 혈당 조절 호르몬이 아니라 ‘세포 성장 인자’로도 작용한다는 점이다. 인슐린은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1)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며, 이 신호전달 경로는 장 상피세포의 증식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세포는 과잉 증식되며 비정상적인 증식 덩어리, 즉 용종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특히 장내 미생물이 이 정제 탄수화물을 분해하면서 생성하는 산물은 pH를 낮추고 점막에 산성 자극을 가해, 미세한 염증 반응을 반복적으로 유도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DNA 복구 효소의 작동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쉽게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용종 발생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단순히 혈당만 오르는 게 아니라, 세포 증식 신호 자체가 조절 불능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다.
3. 마가린, 쇼트닝이 들어간 디저트
크림빵, 파이, 버터쿠키 등 디저트류에는 트랜스지방이 다량 포함돼 있다. 트랜스지방은 불포화지방을 고형화시키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지방산으로, 체내에서 쉽게 산화되고, 면역 반응을 왜곡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이 지방은 대장 점막의 세포막 구성에 개입해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고,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산화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세포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증식 신호를 보내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세포 주기가 무너진다.
이 과정에서 용종과 같은 과형성 병변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트랜스지방은 장내 염증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고, 대식세포나 T세포가 점막에서 과잉 반응하게 만드는 면역 과민 환경을 조성한다. 만성적인 염증이 반복될 경우, 대장 점막은 정상 세포와 돌연변이 세포를 구분하지 못하고, 결국 이상 증식의 통로를 열어주게 된다. 특히 트랜스지방은 간에서 대사되지 않은 채 축적될 경우, 전신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증가시켜 대장을 비롯한 여러 장기의 암 전단계 병변을 촉진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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