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징어가 다리를 일정한 방향 또는 모양으로 흔들어 동료와 소통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징어와 문어로 대표되는 두족류는 지능이 매우 뛰어나고 독자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것으로 생각돼 왔다. 프랑스 PSL대학교 신경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갑오징어 조사 보
sputnik.kr
갑오징어가 다리를 일정한 방향 또는 모양으로 흔들어 동료와 소통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징어와 문어로 대표되는 두족류는 지능이 매우 뛰어나고 독자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것으로 생각돼 왔다.
프랑스 PSL대학교 신경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갑오징어 조사 보고서를 국제 생물학 논문 저장소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했다. 연구팀이 오징어 중에서 갑오징어에 주목한 것은 높은 사회성 때문이다.
연구팀은 갑오징어가 동료를 만났을 때 먼저 다리를 흔든 뒤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것으로 의심했다. 수중 관찰 카메라를 동원해 장기간 조사에 나선 연구팀은 갑오징어가 대화할 때 다리를 흔드는 패턴이 4개라고 결론 내렸다.
갑오징어는 다리를 네 가지 패턴으로 움직여 동료와 대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PSL대 신경학자 소피 코헨 보더니스 교수는 “인간의 인사와 같은 행동이 관찰된 종은 갑오징어속 2종”이라며 “이들은 다리를 위쪽 또는 옆으로 흔들거나 회전했다. 때로는 왕관 모양을 만들면서 다른 개체와 대화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오징어가 다리를 휘두르는 방향은 확실히 정해져 있었다. 수중 카메라로 촬영한 뒤 영상을 갑오징어에 보여준 실험에서 반응이 확인됐다”며 “영상을 거꾸로 틀어줄 때에 비해 올바르게 보여줄 경우 반응이 훨씬 확실한 것으로 미뤄 갑오징어들의 다리 동작은 일정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갑오징어들이 물의 진동까지 감지해 의사소통한다고 봤다. 소피 교수는 “실험에 동원한 개체들은 큰 바위에 막혀 서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같은 동작으로 대화를 시도했다”며 “이는 다리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물의 진동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기술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다리 흔들기로 발생한 진동을 수중 마이크로 녹음해 들려주는 실험에서 일부러 편집한 것이나 역재생한 것에 비해 제대로 녹음된 원본에 갑오징어들이 보다 확실하게 반응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연구팀은 갑오징어의 일련의 행동이 정말 동료와 신호 교환인지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다리 신호의 의미를 정확히 분석할 계획이다.
소피 교수는 “이미 문어와 오징어의 피부 분석에 사용되는 기계학습 기술을 응용해 다리 움직임의 패턴과 언어적 의미의 관계를 찾을 것”이라며 “갑오징어와 같은 외형과 동작을 구현하는 수중 로봇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도가 높은 실험 결과를 얻을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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