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에 관한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할 것이 무척 많다고 느끼게 된다. 각각의 장기나 조직, 시스템마다 각기 따로 필요한 것들이 나뉜 느낌이랄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두 가지, 심장과 뇌는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으로 뇌 노화와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뇌 백질 크기와 심장 건강 생활습관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과 의과대학 연구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이번달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뇌의 ‘백질(White matter)’ 영역이다. 뇌의 각 영역 간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곳으로, 각 영역에서 생성된 정보가 뇌 전체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파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백질 부위가 줄어들면 뇌의 각 영역 간 연결이 느슨해지므로, 인지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머신 러닝을 활용해 참가자들의 백질 스캔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각 개인의 ‘뇌 연령’을 추정한 다음 실제 연령과 비교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이 활용한 것은 미국심장협회(AHA)에서 권장하는 ‘삶의 핵심 요인 8가지(Life’s Essential 8, LE8)’이다. ▲식단 ▲운동 ▲흡연 ▲수면 ▲BMI(체중) ▲지질(콜레스테롤) ▲헤모글로빈(혈당) ▲혈압의 8가지 요인을 기준으로 점수를 산출하는 것으로, 사실상 ‘심장 건강 생활습관’이라 봐도 무방하다.
연구팀은 2만여 명 참가자들의 LE8 점수를 산출한 뒤, 이를 뇌 스캔 데이터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LE8 점수가 높을수록 백질 손실이 적다는 뚜렷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즉, 심장 건강 생활습관을 실천할수록 뇌 노화가 늦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심장 건강 생활습관, 치매도 예방
이러한 해석을 보다 명확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팀은 한 가지 변수를 더 살펴보았다. 바로 알츠하이머의 강력한 유전적 위험 인자로 알려진 ‘아포리포단백질 E4(APOE4)’ 대립 유전자다. 아포리포단백질 E(APOE)의 세 가지 변형 유전자 중 하나인 APOE4는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이 예상한 대로, APOE4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의 경우 뇌 백질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AHA에서 권장하는 LE8, 즉 심장 건강 생활습관을 준수하는 사람들은 APOE4 유전자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백질 손실이 더 적게 나타났다. 타고난 유전자를 보유했거나 발현했다고 해도,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LE8는 AHA라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권장한다는 점에서도 신빙성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공신력을 갖춘 랜싯 치매 위원회에서 제시하는 ‘치매 예방을 위한 위험요소’와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뇌 건강,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
한편, 연구팀은 지난 2024년 10월 「미국 역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했던 논문에서 뇌 백질 크기를 ‘만성 스트레스 수준’과 연관지어 분석한 바 있다.
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뇌 노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이는 성별, 사회적 지위, 경제 수준, 흡연 여부, 식단, 운동 여부와 운동량과 관계 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심장 건강 생활습관을 비롯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도 스트레스로 인한 악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근거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 인공지능을 통한 대규모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충분한 의의가 있다고 보았다. 수천, 수만 개의 스캔 이미지에서 인간의 눈으로 일일이 포착하기 어려운 수준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개인적인 특성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반적인 심장 건강 생활습관 및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뇌 건강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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