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류’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인가?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세균이라는 단어를 연상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뇌와 척수 등 신경계 질환 치료에 식용 및 약용 균류가 효과가 있다’라는 말이 상당히 낯설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무수히 많은 진균류(Fungi)를 섭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버섯류가 있고, 식품 발효에 쓰이는 효모와 곰팡이도 균류에 속한다. 그러므로, 섣부른 오해가 있었다면 접어두고 균류의 치료 효능에 대한 아래 내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대표적 난치병, 중추신경계 질환
중국 산둥 중의약대학 연구팀이 지난 4월 말 「푸드 사이언스 저널(Journal of Food Science)」에 발표한 논문이 있다. 핵심 내용은 ‘식용 및 약용 균류’에는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 효과가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중추신경계 질환(Central Nervous System Disease, CNS)이란 뇌와 척수 구조 및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치매, 파킨슨, 루게릭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부터, 다발성 경화증과 뇌전증(간질), 더 나아가 뇌와 척수에 생기는 종양(암)과 뇌졸중도 포함된다.
즉, 위 논문의 핵심 내용을 보다 자주 듣는 표현 위주로 바꾸면, “버섯과 발효식품이 치매, 뇌졸중 등 질환에 효능이 있다”라는 의미가 된다.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이루어졌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들이 많다. 일상적 스트레스 요인이 증가하면서 각종 중추신경계 질환의 발병률도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
중추신경계 질환들은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여전히 연구 중인 것들이 많다. 또한, 증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데다가, 치료를 시도해도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치료법도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회복하는 것이 아닌, 증상 완화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버섯 등 균류의 치료 효능과 잠재력
이런 가운데,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이는 균류의 치료 효능 확인 소식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은 전통 중의학에서 수백 년에 걸쳐 폭넓게 활용돼 왔다. 특정 균류에는 다당류, 플라보노이드, 스테로이드, 알칼로이드, 테르페노이드 등의 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이들을 약용으로 사용될 경우, 항산화와 항염증, 신경계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둥 중의약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균류의 성분이 의료적 잠재력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위해 포괄적인 문헌 검토 연구를 실시했다. 영지버섯, 밀리타리스 동충하초, 노루궁뎅이버섯과 같이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균류의 치료 효능을 주로 탐색했다. 이들이 약용으로 쓰일 때의 효과는 물론, 장-뇌 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했다.
영지버섯의 경우, 뇌의 미세아교세포 및 성상교세포 활성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밀리타리스 동충하초는 전임상 연구를 통해 염증 조절 및 산화 스트레스 조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우울증 관련 연구에서 항염증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있었다. 이밖에 ‘안트로디아 캄포라타 알코올 추출물’은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중의학, 의료적 잠재력 집중
이러한 균류들에서 발견되는 생리활성 성분들은 향후 중추신경계 질환과 관련된 의약품이나 기능성 식품 개발을 위한 후보 물질로 주목받는다. 신경계 보호,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경계 질환을 다루는 데 있어 균류의 치료 효능이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균류의 치료 효능과 그 성분들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문헌에 언급됐던 효능들을 명확하게 재검증하고, 효과를 보기 위해 최적화된 용량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의학 분야는 현재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아 건강 분야로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 있다. 각종 질환 및 다양한 건강 문제에 대한 보조 치료법으로서, 기존 의료 체계와 융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식용 및 약용 균류의 의료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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