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 치료제이자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들이 과체중 사용자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메타 분석 결과가 제기됐다.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의 정신건강 연관성에 대한 내용은 지난 14일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의 정신건강 부작용?
비만이나 당뇨병은 다른 여러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기저 질환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그 자체가 스트레스, 우울감 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체적 불편함과 증상 관리에 있어서의 어려움이나 번거로움, 또는 사회적 시선 등이 주 원인이다.
최근 몇 년간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수용체 작용제(GLP 1-RA) 계열의 약물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에 효과 외에 몇 가지 건강상 효능과 주의해야 할 부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가 제기된 바 있다.
신체적 건강 외에도 GLP 1-RA 계열 약물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일부 제기됐으나, 그 결과가 일관되게 나오지 않아 다소 혼란이 있었다. 약물을 사용함으로써 정신건강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인해 사용을 꺼리는 사례도 있었다.

정신건강 오히려 개선시켜
킹스 칼리지 런던의 정신의학, 심리학 및 신경과학 연구소(IoPPN)에서는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의 정신건강 연관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대규모 메타 분석을 실시했다. 그간 발표됐던 개별 연구 결과들을 취합해, GLP 1-RA 계열 약물과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이 검토한 연구 사례는 약 80건 이상으로, 이중 맹검 방식의 실험과 위약 대조 무작위 임상시험 등이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총 10만8천여 명의 비만 또는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결론을 내렸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의 정신건강 부작용 위험은 달리 없었다. GLP 1-RA를 실제 사용한 그룹과 위약(가짜 약)을 사용한 그룹을 비교했을 때, 정신건강 계통 부작용 발생 위험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우울증이 발생하더라도 그 증상 면에서 차이는 없었다. 즉, 당뇨 및 비만 치료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오히려, 치료제를 사용함으로써 정신건강과 관련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GLP 1-RA를 사용함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든가, 음식을 강박적으로 멀리하려는 것 또는 폭식을 하는 행동 등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는 분석이다.
불필요한 불안감 해소에 의의
이번 연구 결과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곳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의 정신건강 영향에 대해 객관적 근거를 제시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10만 명을 넘는 상당히 큰 규모의 사례들을 일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신빙성도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의료 전문가와 환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부작용과 관련된 혼란이 팽배하던 시점에는, 전문가 입장에서도 처방을 주저하게 될 수 있고, 환자 본인도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인해 그러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환자 본인의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당뇨·비만 치료제가 갖는 본래의 기능 외에도, 정신건강의 영역과 관련돼 있는 식습관이나 식사 관련 행동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은 환자들 입장에서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환자들의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개선되면 다시 적극적인 관리 노력을 이어갈 수 있는 선순환 효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규모 연구로 얻은 결과라고 해도 100% 일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건강 및 의료 문제에 있어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고 반영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는 만큼, 개인별 반응이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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