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 안, 한 손엔 스마트폰, 다른 손엔 초콜릿을 쥔 직장인 김모(34) 씨. “이 한 조각이 오늘 하루 버티게 해줘요”라고 웃는다. 단순한 기분 탓일까? 과학자들은 “그게 실제로 뇌에 변화를 준다”고 말한다.
롯데중앙연구소가 최근 초콜릿 섭취에 따른 감정 변화를 뇌파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닌, 실제 스트레스 완화와 각성, 긍정적인 감정 증가가 객관적으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연구는 지난 21~24일 열린 대한인간공학회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연구진은 20~50대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롯데웰푸드의 ‘가나 마일드’ 초콜릿을 먹게 한 뒤, 섭취 전후로 전두엽 뇌파 변화를 측정하고 감정 상태를 설문으로 조사했다.

측정에는 세 가지 뇌파 지표가 활용됐다. ▲정신적 각성과 안정 상태를 보는 BAR(Beta/Alpha Ratio), ▲감정의 긍·부정을 확인하는 FAA(Frontal Alpha Asymmetry), ▲스트레스 상태를 파악하는 TBR(Theta/Beta Ratio) 등이다.
그 결과는 명확했다. 모든 지표에서 섭취 후 유의미한 수치 증가가 나타났고, 참가자들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 “긴장이 풀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초콜릿이 각성과 긍정 감정을 유도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뇌파 수준에서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중앙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비슷한 연구는 있었지만, 뇌파라는 객관적 지표로 확인된 사례는 드물다”며 “초콜릿이 단순히 맛있는 간식을 넘어, 감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간식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중앙연구소는 1983년 설립된 종합식품연구기관으로, 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그룹 계열사의 신제품 개발은 물론, 맛과 감정 등 주관적 영역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Total Sensory System’을 기반으로 한 연구 성과로 2024 롯데어워즈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 초콜릿 한 조각을 먹을 때, ‘달콤함’ 그 이상의 위로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우리의 뇌는 이미 그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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