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우, 게, 가재와 같은 갑각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식재료다. 특히 신선한 새우와 게는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는 메뉴들이 여럿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밥도둑’으로 사랑받는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대표적이며, 제주도에서 유명한 ‘딱새우 회’도 그 예다.
하지만 특정 사람들은 이러한 ‘갑각류’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생 갑각류에만 유독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조리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갑각류에 동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범위와 반응 정도는 다르다. 갑각류 알레르기의 원인과 위험성, 대처 방안 등을 알아본다.
갑각류 알레르기의 원인
알레르기의 메커니즘은 기본적으로 같다. 특정 물질이나 성분에 대해 몸의 면역 체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즉, 갑각류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정 성분이 알레르겐이 되는 것이다.
갑각류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것은 ‘트로포미오신(Tropomyosin)’이라는 단백질이다. 새우, 게, 가재 등 다양한 갑각류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단백질이다. 알레르기 반응의 정도가 심한 사람의 경우, 오징어를 먹을 때도 교차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트로포미오신 단백질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열에 대한 안정성’이다. 보통 대부분의 단백질은 열을 가했을 때 형태와 성질이 변한다. 이 과정에서 알레르기 유발 능력이 떨어지거나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트로포미오신은 높은 온도로 가열해도 그 구조가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생 갑각류부터 익힌 갑각류까지 두루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조리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갑각류 요리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알레르기는 그 특성상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없다가 갑자기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알레르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지 말고 전체적으로 주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갑각류 알레르기의 주요 증상
갑각류 알레르기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경우, 일반적으로는 피부 발진과 두드러기가 나타난다. 혈관 부종으로 인해 입술이나 혀, 얼굴이 붓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과 같은 소화기 증상, 또 콧물, 재채기, 코막힘과 같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관지가 부어올라 숨가쁨, 쌕쌕거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갑각류는 조리 여부와 무관하게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특히 생 갑각류는 더욱 위험하다. 트로포미오신이 아무리 열에 강하다고 해도, 조리를 하게 되면 약간이라도 변화가 생긴다. 하지만 생 갑각류는 이 약간의 변화도 가해지지 않은 채 단백질 농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적은 양으로도 더 강한 반응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알레르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심할 경우 전신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가 발생할 수 있다. 온몸에 두드러기와 부종이 퍼지고, 심한 호흡곤란, 혈압 저하,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생 갑각류 섭취는 아나필락시스 유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갑각류 알레르기, 올바른 대처법
앞서 이야기했듯, 알레르기는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없다가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갑각류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비정기적으로라도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갑각류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라면, 갑각류를 주 재료로 한 요리가 아니더라도 주의할 부분이 있다. 갑각류는 그 감칠맛으로 인해 육수나 소스 등에도 흔히 사용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이 정도는 괜찮을 수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제품의 성분 표시를 꼼꼼하게 살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실수로 갑각류 또는 그 성분을 섭취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면,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 두드러기가 나거나 가려운 수준이라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된다. 하지만 몸이 붓는 느낌이 든다거나 호흡이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이 느껴진다면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자신에게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잘 알고 있거나, 검사를 통해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라면 전문의로부터 에피네프린과 같이 적절한 응급 처치용 약물을 처방받아 사용법을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심한 알레르기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두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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