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비타민 C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수용성 비타민, 영양제의 단골 성분, 상큼한 맛, 항산화 성분, 면역력 증진, 피부 건강. 이중 3가지 정도만 알고 있어도 상당히 잘 아는 편에 속한다. 비타민 C는 수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몸 안에 축적되지 않는다. 하루에 필요한 만큼 이상을 섭취하게 되면 나머지는 배출되기 때문에, 매일 일정량을 꾸준히 섭취해줘야 한다.
그런데 간혹, 비타민 C가 요로결석을 유발한다는 정보 때문에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비타민 C와 요로결석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막연한 두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올바른 정보를 제시한다.
비타민 C와 요로결석의 연관성
우리는 음식이나 영양제 등을 통해 비타민 C를 섭취한다. 몸 안에 흡수된 비타민 C는 대사 프로세스에 따라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중 일부가 ‘옥살산(Oxalate, 수산)’이라는 물질로 바뀐다. 물질로서의 옥살산은 표백제나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얼추 봐도 딱히 건강에 좋을 것 같지 않은 이미지다. 실제로 옥살산은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노폐물 중 하나다.
문제는 이 옥살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살산은 특히 ‘칼슘(Ca)’과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소변 속에 칼슘 성분이 많을 경우, 옥살산과 칼슘이 결합해 ‘옥살산화칼슘(Calcium Oxalate, 수산화칼슘)’이라는 결정 형태의 물질이 된다. 이것이 바로 요로결석의 주범이다.
여기까지의 프로세스를 정리해보자. 비타민 C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할 경우 잉여분이 배출된다. 비타민 C의 일부가 옥살산으로 바뀌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비타민 C 섭취량이 많을수록 옥살산의 생성량도 많아진다. 옥살산이 많아지면 그만큼 결석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타민 C 섭취를 자제해야 할까?
바로 여기서 비타민 C와 요로결석에 대한 불안감이 탄생한다. “비타민 C 많이 섭취하면 옥살산이 많아지고, 그럼 요로결석이 생긴대.”라는 식으로 단순화되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앞서 말했듯 ‘지나치게 단순화된 정보’다. 중간 부분이 생략되다보면 말은 종종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라는 점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어떤 영양소든 자연 상태의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음식이 특정 영양소 공급원으로 좋다는 식으로 종종 언급되지만, 실제로 거의 모든 음식은 여러 영양소를 다양하게 함유하고 있다.
그 다양한 영양소이 음식 속에서 단순하게 서로 손잡고 늘어서듯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음식을 섭취하고 흡수, 대사되는 과정에서 여러 영양소들이 서로 복잡한 상호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체이용률이나 흡수 속도 등이 자연스럽게 조절된다.
비타민 C 역시 마찬가지다. 비타민 C를 공급하는 식품들은 보통 수분, 무기질(미네랄), 섬유질 등을 함께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서로 긴밀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비타민 C가 체내에서 원활하게 쓰일 수 있도록 최적화된다.

경계 대상은 비타민 C 보충제
문제가 되는 것은 보통 ‘비타민 C 보충제’인 경우가 더 많다. 비타민 C는 매일 일정량씩을 꾸준히 섭취해줘야 하는 종류다. 특정 영양소를 매일 꾸준히 먹는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비타민 C 보충제는 바로 이런 점을 타깃으로 삼는다. “한 포(또는 한 정)만 먹으면 하루치 비타민 C 끝”이라는 식의 광고, 누구나 한 번쯤 접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비타민 C 보충제들은 농축된 비타민 C를 고용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많든 적든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 C가 있는데, 하루 필요량 100%에 해당하는 고용량 비타민 C 보충제를 복용하면 이미 필요량 이상을 섭취하는 셈이 된다. 실제로 보충제를 매일 꾸준히 섭취할 경우, 소변으로 배출되는 옥살산의 양이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변수가 더해진다. 옥살산이 결석을 이루기 위해서는 칼슘과 결합해야 한다. 그렇다면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의 양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신장으로 배출되는 칼슘의 양이 늘어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영양 섭취 관점에서 두 가지를 꼽자면 ‘나트륨’과 ‘비타민 D’다.
두 가지 영양소 모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칼슘 배출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 칼슘 자체를 과도하게 섭취해 잉여분이 배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드문 경우다.
비타민 C와 요로결석, 괜한 불안은 No
여기에, ‘개인차’라는 단골 변수도 작용한다. 비타민 C 보충제를 먹는다고 요로결석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먹지 않는다고 요로결석에 안 걸리는 것도 아니다. 체질, 건강상태, 평상시 수분 섭취량, 일반적인 식습관, 다른 질환 유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내용을 고려해 결론을 내리자면, “비타민 C와 요로결석이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것은 맞지만, 불필요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신선식품 또는 최소한의 가공만 돼 있는 식품을 통해 비타민 C를 섭취하는 습관이 가장 좋다.
음식으로 챙겨먹기가 여의치 않다면, 보충제를 선택하되 용량이 높지 않은 것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비타민 C 일일 권장 섭취량은 약 100mg 정도다. 별다른 이상도 없고, 전문의 소견도 없는데 고용량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또한, 요로결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는 ‘수분 부족’이 자주 꼽힌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 소변의 양이 늘어나면서 그 안에 섞인 물질들의 농도도 자연스레 희석되기 때문에, 결석이 만들어질 위험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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