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감각 기관이다. 그런가 하면 외부 충격에 쉽게 노출돼 손상되기 쉬운 기관이기도 하다. 구기 종목 스포츠를 즐기다가 공에 맞을 수도 있고, 작은 파편이 눈으로 날아들 수도 있다. 이밖에도 눈에 가해지는 외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런 외상들은 때때로 별다른 증상이 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망막 손상과 합병증의 위험성과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눈 외상
살다보면 다양한 이유로 다칠 수 있다. 찰과상이나 타박상 등은 심각한 수준의 중상이 아닌 이상 대개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피부에 생긴 상처는 보통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면 오래지 않아 새살이 돋아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상 부위가 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장 간단한 예로,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만 해도 그렇다. 작은 이물질만 들어가더라도 상당한 통증을 경험하는 것이 바로 눈이다. 이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상황이므로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끔거리는 감각 때문에 눈을 계속 비비게 되면 이내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더 심하게 아픈 경우도 있다. 특히 눈이 건조한 사람들은 더 흔하게 겪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그만큼 눈이 예민하고 취약한 기관임을 증명해준다.
이토록 취약하면서도, 눈은 감각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외부로 노출돼 있다. 그만큼 다양한 이유로 다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스포츠를 즐기거나 구경을 하던 중 날아온 공에 맞는 경우, 뾰족한 물체에 긁히거나 찔리는 경우, 특정 작업을 하다가 먼지 이상의 무언가가 튀거나 날아와 눈에 들어가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손상의 종류는 ‘각막 찰과상’이다. 각막은 눈 가장 바깥쪽에 해당하는 투명한 조직을 말한다. 손가락과 손톱, 콘택트렌즈, 나뭇가지, 심지어 먼지와 같은 이물질의 자극에도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기관이다. 일상에서 눈에 뭔가 들어간 듯 이물감이 느껴지고, 따끔거리거나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이 대표적인 각막 찰과상의 예다.

간과하기 쉬운 망막 손상과 합병증
각막 수준에서 발생하는 찰과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거나, 간단한 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눈에 강한 충격을 입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날아온 공에 맞거나, 누군가 휘두른 주먹 또는 물건 등에 눈 언저리를 얻어맞는 경우가 그 예다. 혹은 교통사고 등으로 눈 주위에 심한 충격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망막진탕’ 또는 망막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주의가 필요하다. 싸움과 같이 고의적인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실수로 눈 주위를 맞게 된 상황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는 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망막 주변부에 손상이 생긴 경우라면, 당장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력이 저하되거나 손상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지어 이는 몇 개월이 지난 뒤에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일 때문에 눈이 나빠졌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망막 손상과 합병증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만약 눈 안쪽에 위치한 ‘황반’이 손상되는 경우, 즉각적인 시력 저하가 발생한다. 노화 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손상과 달리, 외상으로 인한 망막 손상은 갑작스럽고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 손상과 합병증의 종류
세란병원 안과센터 김주연 센터장은 망막 손상과 합병증의 대표적인 유형 몇 가지를 설명한다. 먼저 ‘망막전막’이 있다. 이는 망막의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기는 질환이다. 외상으로 인해 유리체가 망막에서 분리되면서, 망막 표면을 자극해 세포 증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이다. 이 때문에 시야가 흐려진다거나, 사물이 실제와 다르게 뒤틀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음은 ‘망막열공’이다. 이름이 다소 난해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망막의 일부가 찢어지는 상태다. 다음으로 망막이 그 아래 층인 색소상피층으로부터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있다. 망막박리의 경우 시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응급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다.
이밖에 빛이 번쩍이는 것처럼 보이는 ‘광시증’, 검은 점이나 실 같은 것이 눈앞에 떠다니는 ‘비문증’, 시야 주변부가 가려져 보이는 ‘주변 시야 커튼 현상’ 등이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시력이 뚜렷하게 떨어지는 시력 저하 역시 망막 손상과 합병증 사례로 꼽힌다.
이들 질환들은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 핵심이다. 김주연 센터장에 따르면 망막 손상으로 인한 합병증은 외상 후 수 개월이 지난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외상을 겪은 즉시 안과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한 다음,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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