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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보다 못한 땅콩항공” 대한항공 지연 사태에 커지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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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지연 사태가 발생했는데 사후 대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시 탑승객들은 대한항공이 “앵무새 답변만 한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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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창립 56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탑승객 증언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밤 9시 5분에 일본 후쿠오카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782에서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애초 항공기의 정비 문제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었다가 후쿠오카국제공항의 커퓨 타임을 넘기며 운항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커퓨 타임은 야간 이착륙 금지 시간으로, 후쿠오카국제공항의 경우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커퓨 타임이다.

후쿠오카를 오가는 야간 항공편은 비행기 출발이 조금만 늦어져도 이륙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드러난 대한항공 측의 일관성 없는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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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대한항공 탑승객이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린 불만 글

당시 승객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항공기 도착이 지연되던 당시 현장에서는 “기내 청소 중”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전달됐다고 한다. 일부 승객은 “커퓨 타임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긴 했지만, 정작 항공기 자체가 후쿠오카국제공항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대한항공의 늑장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대기 중이던 탑승객들은 결국 오후 10시 30분이 넘어서 직접 숙소를 구하라는 안내를 받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대한항공 측은 교통비와 숙박비에 대해 1인당 최대 2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시가 주말(토~일요일)이라 숙박비는 3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승객에 따라 현장 대응이 달랐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항공 측에 항의한 탑승객의 경우 숙소 정보를 제공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정작 조용히 기다렸던 승객은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탑승했던 한 승객은 “호텔을 잡기 위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대한항공 직원들이 ‘걱정 말라, 다 준비돼 있다’며 웃고 있었다”며 “뭐라도 따지지 않으면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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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탑승객이 한 인터넷카페에 올린 글 ‘LCC보다 못한 땅콩항공’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다음날인 5월 24일 오전, 대한항공은 대체편을 편성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불명확한 안내와 차별적 응대가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부 승객은 “운항취소를 겪은 사람들이 우선 체크인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이코노미면 저쪽 줄에 서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우선권 없이 줄을 다시 서라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한국에 있던 가족이 대한항공에 전화하자 ‘차장’이라는 사람이 나와 라운지 바우처를 지급했다”며 “아무런 기준도 없이 따지는 사람에게만 추가 보상이 주어지던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착 이후에도 혼란은 계속됐다. 인천공항 도착 시 대한항공 직원 몇 명이 현장에 있었지만, 탑승객들이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발렛 주차 보상’이나 기타 편의사항은 직원이 우연히 언급해 알게 되는 식이었다. 공지 없이 이뤄지는 개별 대응은 승객 간 불신과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다.

피해자 중 일부는 고객센터에 이메일로 문의를 보냈지만 “회신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답변 외에 별다른 대응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전화로 강하게 항의한 일부 승객은 빠른 응답이나 추가 보상을 받았다는 정황도 확인된다.

탑승객들은 “14시간 지연보다 더 화가 나는 건, 그 이후의 태도였다”며 “국적기라고 믿고 탑승했는데, 공식 사과문도 없이 조용히 사태를 넘기려는 대한항공의 모습을 보면서 저비용 항공사보다 못한 대처를 경험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향후 대한항공의 서비스가 보다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사 합병 이후엔 풀캐리어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적기는 대한항공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 3월 타운홀 미팅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항공 전문가들”, “고객들의 신뢰와 성원에 부응할 책임감”을 강조하며 “‘KE Way’를 통해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대한항공의 현실은, 조 회장의 비전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모습이다.

한편 균형감있는 보도를 위해 위와 같은 대한항공 이용객 불만 주장에 대해 대한항공 측에 반론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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