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국가 콜롬비아의 상공에서 수수께끼의 금속 구체가 포착돼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구체는 현재 회수돼 학자들이 조사 중인데, 항간에는 미확인비행물체(UFO) 등 갖은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대학교 물리학자 줄리아 모스브리지 교수 연구팀은 2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콜롬비아 바예 델 카우카 지역의 도시 부가 상공에서 3월 2일 목격된 금속 구체를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콜롬비아 학자들이 조사 중인 구체는 표면에 정체불명의 문양이 들어갔고 접합부가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자들은 구체를 극비리에 분석해 왔으나 최근 불분명한 경로로 정보가 퍼지면서 데일리 메일, 폭스 등 각국 신문을 통해 뒤늦게 소개됐다.
현재 학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구체를 들여다보는 상황이다. 줄리아 교수는 “금속 구체는 용접 흔적이나 접합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인공물이 갖는 구조적 특징이 아예 없다”며 “X선 검사를 통해 구체의 내부는 3층 구조이며 아주 작은 구체 9개가 든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몇 ㎛(마이크로미터)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의 구체는 마이크로스피어라고 부른다. 원래는 아미노산 중합체를 의미하며, 대개 의료나 재료공학 분야에 활용되는 물체다. 이번과 같은 금속 구체에 포함되는 예는 적어도 지구에서는 보고된 사례가 없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줄리아 교수는 “어지간한 물리학자도 처음 보는 이 구체는 수수께끼의 문양이 표면에 새겨진 것이 가장 수상하다”며 “이 때문에 외계 유래설이 떠오르고 있지만 단순한 예술작품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구체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천체물리학자 아비 로브 교수의 갈릴레오 프로젝트와 연계할 방침이다.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가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물체를 모든 과학적 기법으로 조사하는 국제 연구다.
아비 로브 교수는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Oumuamua) 연구로 유명하다. 어마어마한 속도를 이유로 오우무아무아가 외계 생명체의 우주선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아비 로브 교수는 괴짜로 평가되지만 그간 쌓아 올린 업적을 위대한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에 비하는 이도 있다.
줄리아 교수는 “의문의 구체가 외계인의 우주선이든 아티스트의 작품이든 우리가 예전만큼 이 세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느끼게 한다”며 “이론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미지의 물체와 조우하는 SF 영화 속 주인공들의 당혹감을 인류가 실감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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