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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보는 털송어 괴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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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대신 풍성한 털이 온몸을 감싼 일명 털송어(Fur-bearing trout)가 존재한다는 가설은 오래됐다. 영국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에는 한때 털송어 샘플이 전시됐고 미국과 캐나다, 아이슬란드 등 각지에서 목격담이 이어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모피송어라고도 하는 털송어가 실존한다고 보는 학자들은 수온이 너무 낮은 강에 적응하기 위해 털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개발한 발모제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돌연변이가 됐다는 이들도 있다. 반면 털송어가 도시괴담일 뿐 허구라고 보는 견해도 만만찮다.

털송어의 기원 역시 여러 가지다. 이중 가장 오래된 것은 17세기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이 본국의 가족에 보낸 편지다. 여기에는 “아메리카대륙에는 모피를 가진 동물이나 물고기가 풍부하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이곳에 터를 잡은 이민자들은 가족의 요청으로 털을 가진 물고기를 유럽으로 보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1929년 미국 몬태나주의 자연을 다룬 잡지 몬태나 와일드라이프에도 털송어 기사가 실렸다. 현지 탐험가는 “강에 사는 송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모피를 진화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털송어는 낚아 올리면 기온차로 몸이 터지며, 껍질째 모피가 떨어져 나간다”고 설명했다. 2015년 미국 위스콘신주에서는 모피로 덮인 기묘한 송어가 낚였다는 뉴스 보도가 전해졌다.

아이슬란드에는 아예 털송어 전설이 이어져 내려온다. 현지인들은 털송어를 악마나 거인이 만들며, 부도덕한 인간들을 벌할 필요가 있을 때 강에 푼다고 여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호수에서 흰털로 뒤덮인 송어를 봤다는 소문은 한때 오래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현지 박제사가 1950년대 토끼털로 감은 송어 박제를 만들었다. 털송어 괴담에 이끌린 사람들이 각지에서 몰려와 구입했고, 일부는 털송어가 실존한다고 주장했다. 이 중 하나가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에 기증돼 한동안 전시됐다.

학자들은 결론적으로 털송어 또는 모피송어라는 종은 존재하지 않으며, 수생생물학 또는 생태학 측면에서도 이런 물고기는 없다고 본다. 물곰팡이(학명 Saprolegnia)로 인해 물고기 표면에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것을 모피송어로 오인했다고 보는 이도 있다.

난균류의 하나인 물곰팡이에 감염되면 물고기는 점차 몸 전체가 흰색 섬유 형태의 균사로 뒤덮여 털이 돋은 것처럼 보인다. 심한 감염으로 물고기가 죽은 뒤에도 균사는 계속 성장하므로 박제사가 만든 것처럼 하얀 털이 풍성한 송어가 목격될 가능성은 있다.

외형 자체가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심해어도 있다. 1956년 아소르스(아조레스) 제도 근해에서 발견된 심해어 미라핀나 에사우(Mirapinna esau)는 표면에 털처럼 길쭉한 돌기(감각기관으로 여겨진다)가 무수히 돋았고 날개처럼 퍼진 가슴지느러미를 가져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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