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는 이제 스마트폰 못지 않게 널리 보급되며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잡았다. 웨어러블 기기는 운동 추적, 걸음수 및 심박수 측정 등 개인 건강 관리 측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본적인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존까지 웨어러블 기기는 측정 정확도가 들쭉날쭉한 경우도 있었다. 피부 표면에 닿는 센서에 노이즈가 발생하거나, 피부 수분 상태 또는 움직임에 따라 센서 접촉 상태가 달라지는 등의 문제로 측정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와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3D 프린팅이 가능하며 조직 표면부터 심부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전도성 하이드로젤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독성 없는 고전도성 소재
웨어러블 기기에는 생체 신호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생체전자소자’가 활용된다. 기존 사용됐던 생체전자소자는 금속성 기반으로, 물성이 단단하기 때문에 연약한 생체조직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도성 하이드로젤 소재를 개발했으나, 전기전도성이 낮아 생체 신호를 정확하게 감지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독성이 있어 약 24시간에 걸쳐 독성을 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하이드로젤 소재는 전기전도성과 생체적합성에 관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도성 고분자를 나노미터 크기로 가공해 높은 전도성을 갖도록 하고, 원심분리 공정을 통해 사전에 독성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독성 제거를 위한 후처리 공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존에 선행됐던 연구에 비해 전도성은 약 1.5배 향상된 결과이며, 고해상도 패터닝 및 전방위 3D 전극 패터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3D 마이크로니들 구조로 생체조직에 접촉했을 때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장점도 있다.
의료 분야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폭넓게 활용 가능
연구팀은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측정 소자들로 새로운 소재의 기능성을 검증했다. 심전도와 근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타투, 뇌 피질 전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소자, 3D 뇌 탐침이 가능한 측정 소자 등을 만들어 기존 대비 어떤 성능을 갖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기존 2D 전극 패터닝 기술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표면 이하 심부 영역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근육의 전기적 활동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함으로써 운동 기능이나 재활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부 영역의 뇌 신경세포를 측정할 수 있게 됨으로써 뇌가 어떤 식으로 활성화되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한편, 뇌의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신경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도 있다. 이는 신경계에 발생하는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치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지금보다 더욱 정확한 측정 성능을 가진 웨어러블 기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피부 표면과의 접촉을 최적화할 수 있고, 입체적으로 설계된 3D 전극 패터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으므로 보다 정확하게 심박수 등의 신호를 측정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소재 특성으로 피부 자극 없은 착용감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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