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다공증 및 골밀도 감소는 본래 고령층, 최소 중장년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지만, 최근에는 보다 이른 나이에서도 뼈 건강과 관련된 문제들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실 의외의 현상은 아니다. 운동 부족과 영양 불균형을 겪는 젊은이들의 비율이 적지 않다는 것, 그로 인해 대사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젊은 층에서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그렇다면 뼈 건강 문제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는 게 합리적이다.
뼈에 관련해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가 있다. 골절을 겪은 후 회복되면 기존에 비해 뼈가 약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심지어 뼈는 한 번 부러지면 회복되지 않는다는 극단적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뼈의 재생성 과정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뼈의 특성과 재생성 원리, 그리고 골다공증과 같은 뼈 건강 관련 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뼈 조직의 특성
뼈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축과 같다.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유동성 있는 조직을 지탱해주는 단단한 줄기와도 같다. 이는 뼈 조직이 복잡한 미세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뼈는 몸의 지지대 역할을 넘어, ‘갑옷’으로서도 기능한다. 뇌, 심장, 폐 등 중요한 장기는 대개 뼈 안쪽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1차적인 보호를 받는 것이다. 또한, 뼈는 칼슘을 비롯한 주요 무기질을 저장해두는 창고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또한, 흔히 ‘골수’라 부르는 혈액 세포 생성 조직도 뼈 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대사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호르몬은 뼈에서 분비되기도 한다.
뼈 하면 떠오르는 단단하고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뼈는 다른 조직에 못지 않게 뛰어난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다. 손상이나 골절이 발생해도 스스로 치유되며, 근육처럼 이전보다 더 강해지기도 한다. 이는 뼈의 지속적인 ‘재형성’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뼈의 재형성 과정
손상이나 골절을 겪지 않더라도, 뼈는 주기적으로 재형성 과정을 거친다. 뼈 역시 생체조직이므로 당연한 현상이지만, 이 또한 뼈의 이미지 덕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다.
뼈의 재형성 과정을 가리켜 ‘골 형성’ 또는 ‘골 리모델링’이라 이야기한다. 이는 손상되거나 노후된 뼈 조직을 제거하는 ‘파골(Resorption)’과 새로운 뼈 조직을 만드는 ‘조골(Ossification)’로 나뉜다. 파골을 담당하는 세포와 조골을 담당하는 세포가 서로 적절한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정상적인 뼈 조직의 구조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파골세포는 낡거나 손상된 뼈를 녹이고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보통 2~3주 걸린다. 낡은 뼈가 분해돼 사라진 자리에는 조골세포가 새로운 뼈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뼈의 구조와 강도가 재조정되며, 필요에 따라 뼈 형태가 변할 수도 있다. 대략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재형성 과정의 불균형, 왜 생기나?
이 대목에서 의문이 들 수 있다. 구체적인 시간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파골은 속도가 빠르고, 조골은 속도가 느린 편이다. 빠르게 부수고 느리게 재형성되는 이 두 과정이 어떻게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실제로 뼈 조직의 파골은 빠르게 이루어져 공간을 먼저 확보하고, 그런 다음 조골 작용이 시작된다. 기존에 들어서 있던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를 정리한 다음 새로운 건축이 시작되는 것과 같다. 철거와 재건축 시 기존 구조의 안전성을 고려하는 것처럼, 뼈 조직 역시 재형성 과정에서 주변 조직과의 균형을 고려해 이루어진다.
뼈 조직은 손상, 스트레스 반응, 호르몬 등에 의해 파골과 조골을 조절하며 재형성을 진행한다. 철거와 재건축을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며 적절한 시점에 진행하도록 조율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과정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데, 파골세포의 활동이 증가하며 뼈 조직의 분해가 급속하게 빨라지는 반면, 조골세포의 골형성 속도가 그에 미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흔히 말하는 골밀도 감소 및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이 생기는 것이다.
골밀도 감소와 골다공증의 핵심 원리
원인으로는 파골 과정이 정상보다 빨라지거나, 조골 작용이 정상보다 느려지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보통은 조골 작용이 느려지는 경우가 더 흔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완경 후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서 조골 작용을 둔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중장년 여성에게서 골다공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밖에 뼈 형성에 필수인 칼슘과 비타민 D 섭취가 부족한 경우, 운동 부족으로 조골세포 자극이 줄어든 경우에도 뼈 형성에 지장이 생긴다. 운동을 통해 뼈에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가해줘야만 조골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호르몬 변화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생활습관과 관련된 문제다. 파골이 정상보다 빨라지는 것은 특별한 질환이나 이상이 없는 한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골이 정상보다 느려지는 것은 무척 흔한 일이다. 젊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쉽지만, 모든 생활습관은 누적된다. 언젠가 반드시 다가올 중장년 이후의 삶을 생각해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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