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거울을 봤을 때 낯선 ‘점’이 보일 때가 있다. 예전에는 없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생긴 점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만약 이마, 코, 입과 같은 곳 주위에 점이 생기는 경우, 아무래도 인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사람에 따라 특정 위치에 점이 있는 것을 두고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해마다 점을 제거하기 위한 시술을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기술의 발달로 시술은 간단해졌고, 시술 후 부작용도 크지 않다. 그 결과로 깔끔해보이는 인상을 얻을 수 있다면 사람들 입장에서는 굳이 고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점의 크기가 크거나 피부 깊숙이 자리잡은 경우, 한 번에 제거하지 못해 여러 번 나눠서 방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거 자체가 어려운 경우는 흔치 않다.
즉, 사람들에게 있어 점은 이제 단순히 ‘성가신 존재’ 정도가 돼 버린 듯하다. 하지만 기왕이면 아예 안 생기는 편이 가장 좋지 않을까? 이 점이란 녀석은 대체 왜 생기는 건지, 안 생기게 막을 방법은 없는 건지 등을 알아본다.
점, 왜 생기는가?
점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멜라닌(melanin)이다. 피부, 머리카락, 눈의 색소를 결정하는 물질로, 흔히 멜라닌 세포라 불리는 ‘멜라노사이트(melanocyte)’에서 만들어진다.
멜라닌은 주로 자외선(UV)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멜라노사이트는 멜라닌을 합성하는데 사용되는 효소 ‘타이로시나제’를 활성화시켜 멜라닌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즉,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수록 더 많은 멜라닌을 생성하게 되는 것이다.
멜라닌은 피부의 각질과 결합해 피부색에 영향을 미친다. 멜라닌이 많이 만들어지면 피부가 일시적으로 어두워질 수 있으며, 햇빛 노출이 차단되면 피부 탄력성 등에 의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자외선 노출 상태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피부의 특정 부위가 어두워질 수 있고, 그것이 특정 지점에 집중되면 점으로 보이게 된다. 이것이 점의 기본적인 생성 원리다.
자외선 외에도 호르몬 변화 또는 피부 상처 등으로 자극이 발생하면 해당 부위에 점이 생길 수 있다. 때때로 부모와 똑같은 위치에 점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멜라닌 생성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가 발현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점의 종류와 건강상 유의할 점
정리하자면, 점은 기본적으로 피부에 나타난 색소 침착이 특정 위치에 집중된 결과물이다. 우리는 흔히 피부에 나타난 반점을 모두 뭉뚱그려 지칭하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은 ‘모반(Nevus)’이다. 낯선 단어지만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점을 나타내는 정식 명칭이라 할 수 있다. 모반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나타나며, 피부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모반은 인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 말고는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원래 있던 점 또는 새로 생긴 점이 크기가 커진다거나 색깔이나 모양이 변한다거나 하는 이상 현상을 보인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기미(Chloasma)’라 불리는 갈색의 반점이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주로 광대, 이마, 턱 등에 대칭형으로 나타나곤 한다. 역시 자외선 노출이 주 원인이지만, 여성에게 특히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임신이나 피임약 사용 등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더 잦기 때문이다. 건강상 위협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미적 측면에서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노화가 진행되며 생기는 반점은 ‘검버섯(Lentigo)’이라 한다. 평평하고 뚜렷한 경계를 보이며 피부 특정 부위에 색소가 침착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해가 되지 않지만, 피부암이 발생할 경우 유사한 형태를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밖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마귀(Wart)’ 역시 점의 일종이다. 형태와 크기, 발생 위치도 다양하며, 이 때문에 사람을 알아보는 특징적 요소가 되기도 한다. 놔둬도 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곳의 사마귀는 제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애당초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바이러스 전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점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사실, 점이 생기는 것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자외선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이외의 여러 가지 요소가 점의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멜라닌의 과다 생성’이 주 원인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관리해주는 것만으로도 점이 많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챙기고, 외출 시 지참해 3~4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덧발라주는 것이 기본이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피부는 모두 대상이 되므로, 선글라스, 긴팔 옷, 모자 등 노출 부위를 줄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도 좋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에는 가급적 외출이나 야외활동을 피하도록 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분과 단백질, 비타민 섭취, 보습 등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 호르몬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안을 할 때는 피부 자극이 덜한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각질을 너무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러운 수준으로만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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