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패션계의 상징, 이희재 73세로 별세”
1970~1990년대 대한민국 패션계를 대표했던 1세대 톱모델 이희재가 2025년 6월 9일 저녁, 담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이희재는 2022년 1월 담도암 판정을 받고 수술과 치료를 이어왔으나, 2023년 암이 재발하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6월 12일 오전 8시에 엄수된다.

“목화아가씨 1위, 모델계의 새 지평을 열다”
서울 출생인 이희재는 서울 중앙여고와 건국대 의상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대학 재학 중 대한방직협회 주최 ‘목화아가씨’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패션모델로 데뷔했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모델’이라는 직업을 대중적으로 알린 선구자로, 루비나, 김동수 등과 함께 한국 패션계 1세대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1979년 미국 LA 국제모델콘테스트에서 3위를 차지하며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모델 교육·방송·출판…다방면에서 활약”
이희재는 1983년 모델라인 아카데미를 창립해 후배 양성에 힘썼고, 1990~2002년에는 차밍스쿨 ‘와이낫(WHY NOT)’의 원장으로 활동했다.
1993년에는 MBC 라디오 ‘지금은 가정시대’, ‘생방송 아침’, ‘아름다운 여자’ 등 다양한 방송에서 진행자로 활약했다.
1995년 Q채널 ‘이희재의 차밍스쿨’로 패션, 뷰티, 자기관리 노하우를 대중에게 전파했다.

“‘이희재 다이어트’ 신드롬, 베스트셀러 작가로”
1993년 출간한 저서 ‘아름다운 여자 : 이희재 차밍스쿨’은 8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을 통해 ‘이희재 다이어트’ 신드롬이 전국적으로 확산,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동덕여대 여성사회교육원, 평택공업전문대 등에서 교수로도 활동하며, 모델·뷰티·자기관리 분야의 멘토로 자리 잡았다.

“화가로 제2의 인생, 예술가로서의 도전”
2002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희재는 2010년 첫 개인전 ‘루이와 레이’를 열며 화가로도 데뷔했다.
2015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전시회를 개최, 예술가로서의 길도 개척했다.
모델, 방송인, 작가, 교수,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평생을 자기계발과 도전으로 채웠다.

“평생 독신, 자기관리와 기부로 남긴 유산”
이희재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기부, 후배 양성에 힘써온 삶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유족들은 “다시 태어나도 모델이 되겠다”는 고인의 말을 전하며, 그가 모델이라는 직업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가졌는지 회상했다.

“모델계의 대모, 시대의 아이콘으로 남다”
이희재는 2012년 대한민국 패션대전 30주년 특별쇼에 출연하며 은퇴 이후에도 패션계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그의 삶과 업적은 한국 패션계의 역사이자, 여성 자기계발의 상징으로 남았다.
후배 모델 박영선은 “처음 뵈었을 때 ‘아가’라며 예뻐해 주시던 선배님, 하늘나라에서도 멋지게 활동해주시라”며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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