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중동에서 발굴된 두루마리 고문서, 일명 사해문서(Dead Sea Scrolls)는 학자들 생각보다 길게는 약 100년 일찍 작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교 믈라덴 포포비치 교수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사해문서를 인공지능(AI
sputnik.kr
1940년대 중동에서 발굴된 두루마리 고문서, 일명 사해문서(Dead Sea Scrolls)는 학자들 생각보다 길게는 약 100년 일찍 작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교 믈라덴 포포비치 교수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사해문서를 인공지능(AI)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신뢰할 만한 작성 연대가 특정됐다고 전했다.
사해문서는 1947년 이스라엘 사해 쿰란 지역의 동굴 11개소에서 나온 약 900권 분량의 고문서다. 작성자가 여태 알려지지 않은 사해문서는 제작 시점이 성경과 비슷하다고 생각돼 왔다.
연구팀은 사해문서 해독에 새로운 AI 모델 에녹(Enoch)을 이용했다. 사해문서 같은 고문서 연구를 위해 개발된 에녹은 숱한 기계학습을 거친 덕에 필적에서 연대를 추측할 수 있다.
사해문서 중 일부 「사진=BBC Studios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The Dead Sea Scrolls | Stephen Fry’s Planet Word’ 캡처」
믈라덴 교수는 “그간 연구에서 사해문서의 내용이 당시 사회와 종교, 사상 등을 반영한 고대 유대교 이야기임은 밝혀졌다”며 “특히 히브리 성서(Hebrew Bible, 구약성서)와 비슷한 기술도 다수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해문서는 오랫동안 기원전 3세기에서 1세기 사이에 제작됐다고 여겨졌지만 어떤 두루마리에도 날짜가 들어가지 않아 정확한 연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에녹을 이용해 특징적인 사해문서 135점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두루마리는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짧게는 50년에서 길게는 100년 더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해문서는 모세의 기적 등이 기술된 히브리 성서(Hebrew Bible)와 비슷한 시기에 완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영화 ‘십계’ 스틸」
특히 다니엘서와 코헬레트(전도서) 등 구약성서의 일부가 연구팀의 시선을 끌었다. 사해문서에 포함된 이 성경들의 사본을 에녹으로 분석했더니 작성 시기는 히브리 성서의 제작 연대와 거의 일치했다.
믈라덴 교수는 “쉽게 말해 사해문서는 성경이 처음 기술된 시대에 만들어진 두루마리라는 의미”라며 “이번 발견은 고대 문자와 종교는 물론, 중동과 지중해 주변의 고대 문명 역사 연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교수는 “당시 시리아나 이집트에서 대두된 셀레우코스 왕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유대 지배자들이 어떤 종교관이나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지 재검토가 필요할지 모른다”며 “지금까지 고문서 연구에 활용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의 의존을 줄이고 AI의 역할을 늘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