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는 신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장기다. 피부가 건강하다는 것은 수분과 영양분을 잘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외부 자극으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얼굴 피부의 경우, 사람의 첫인상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사회 관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건강한 피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다. 세안 방법, 수분 유지 방법, 피부에 좋은 음식 등등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널리 공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피부 온도’다. 보통 피부를 위한 적정 온도는 체온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의 많은 요소들로 인해 정상치보다 높은 피부 온도를 가지고 있다. 적정 수준보다 높은 피부 온도는 지속적인 자극에 노출돼 있는 것과 같으며, 이로 인해 염증 및 각종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
피부 온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피부의 자연 치유능력이 좋아질 수 있다. 피부 온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피부 온도, 왜 낮춰야 하는가?
우리 몸의 정상 체온은 36.5℃다. 하지만 이는 체내 장기들을 기준으로 한 온도다. 피부의 경우 그보다 한참 낮은 약 31~32℃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매번 피부에 온도계를 대볼 수는 없으므로, 대략적인 방법으로 측정해보자. 추운 날씨나 수족냉증 등으로 손이 차가운 경우가 아니라면 피부에 손을 대봤을 때 ‘서늘하다’라는 느낌이 들면 적당한 수준이다.
피부 온도가 정상 체온보다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그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에 따라 다양한 피부 손상이 생긴다. 이는 단순히 열에 노출돼 있던 시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뜨겁게 끓던 물에 가열을 멈추더라도, 마실 수 있을만큼 식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피부도 마찬가지다. 열 발생 원인을 차단한다 해도 잔열이 남은 상태가 일정 시간 유지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피부에 높은 열이 유지되면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Matrix MetalloProteinase, MMP)라는 이름의 효소가 활성화된다. 콜라겐, 엘라스틴 등 주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다. MMP는 주로 손상을 입은 콜라겐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열이 높은 상태에서는 활성화도가 증가해, 정상 콜라겐까지 분해하게 된다. 콜라겐은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단백질이다. 콜라겐이 과도하게 분해될 경우, 피부 탄력이 저하되고 주름이 생기는 등의 ‘열 노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산화 스트레스와 수분 손실 등 복합적 원인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MMP 활성화 역시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열 노출 줄이는 습관
자외선은 일상에서 피부에 열을 가하는 주범이다. 자외선은 진피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홍반이 생겨나며, 열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 트러블을 발생시킬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 양산, 모자 등 자외선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반드시 챙겨야 하는 이유다.
특히 양산의 경우, 체감 온도를 적게는 3도, 많게는 7도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들만 사용한다는 인식이 남아있지만, 이제는 양산을 쓴 남성도 낯설지 않게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실제로 쇼핑몰 등에서 남성용 양산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건강한 피부를 생각한다면 고정관념에 얽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양산은 겉면 흰색 계열, 안쪽면 검은색 계열이 정석이다. 흰색은 다양한 파장의 빛을 거의 모두 반사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으로 인한 열을 차단하는데 효과적이다. 반면, 검은색은 다양한 파장의 빛의 대부분을 흡수한다. 지면 등에 반사돼 양산 안쪽으로 유입되는 빛을 흡수함으로써 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
한편, 일상에서 열 노출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주범이 있다. 바로 휴대폰이다. 휴대폰은 기본적으로 상당한 열을 내는 기기다. 특히 게임이나 고화질 영상 시청과 같이 휴대폰 성능을 높게 유지해야 하는 상태가 장시간 이어지면 기기가 금세 뜨거워지게 마련이다. 단순히 통화를 오래 하기만 해도 기기가 뜨거워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무선 이어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콘텐츠 감상은 물론 통화 시에도 이어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편의성 면에서도 훌륭하지만, 피부 건강을 지키는데도 효과적이다.
통화를 장시간 지속할 경우 기기 온도는 최대 60℃ 가량까지 높아지며, 이로 인해 ‘저온 화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고온 화상과는 달리 즉각적으로 통증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색소침착이나 열성 홍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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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온도 조절을 위한 습관
더울 때 땀을 식히기 위해, 혹은 세안을 한 이후에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땀이 식으며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피부 속 수분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즉각적으로 얼굴 온도를 낮추고 싶다면 목 언저리의 경동맥 부분에 바람을 쐬도록 하자. 이는 혈류 자체에 영향을 주는 방법으로, 신체 온도를 전반적으로 낮추면서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또한, 더위를 식힐 목적으로 얼음팩, 얼린 물병 등을 피부에 직접 대는 것도 유의해야할 습관이다. 얼음과 같이 매우 차가운 물질이 피부에 닿으면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게 된다. 하지만 실온은 그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얼음이 떨어지면 다시 혈관이 급격하게 팽창하며 열을 발산한다. 다시 또 더위를 느껴 얼음을 대면 혈관은 수축한다.
이런 식으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 혈관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안면 홍조와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얼음을 직접적으로 대는 것보다는 체온보다 살짝 낮은 온도의 물로 적신 수건을 대거나 세안을 해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매우 차가운 물로 세안 또는 샤워를 하거나 찬물이 피부에 닿을 경우 일시적으로는 피부 온도가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혈관이 수축하게 되므로 열 배출이 줄어들어, 이후 다시 피부 온도가 높아지기 쉽다. 이런 이유로 세안이나 샤워는 미지근한 물을 권장하는 것이다. 미온수는 피부의 자연스러운 유수분 밸런스 유지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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