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하려고 할 때 보통 무엇을 챙기는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각자의 준비물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물을 수시로 마실 수 있도록 용량이 넉넉한 스포츠 물병을 챙긴다. 또 어떤 사람은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복장부터 양말, 신발에 신경을 쓴다.
야외로 운동을 하러 나가거나 헬스장을 방문하려는 사람들 중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도구를 챙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과거라면 전용 플레이어를 따로 챙겨야 해서 다소 거추장스러웠지만, 지금은 아니다. 스마트폰에 무선 이어폰만 챙기면 끝이니까.
운동 중 음악을 듣는 것은 여러 모로 장점이 된다. 무엇보다 흥을 돋움으로써 에너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휘하게 해주고 지루함을 줄여준다. 때로는 운동 자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운동을 하는데 있어 음악은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음악이 주는 신체적·심리적 효과
준비운동을 마치고 서서히 달리기를 시작한다. 귀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도입부를 지나 점점 빠른 비트를 내보낸다. 이에 맞춰 심박수가 올라가면서 운동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다. 이때 뇌에서는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활발하게 분비된다. 이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활성화된다.
장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음악은 인간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목적으로 발전해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들으면 심리적으로 긴장이 풀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낮아지게 된다.
운동을 할 때 적합한 음악으로는 보통 미디엄 이상의 속도감 있는 비트를 가진 음악을 권장한다. 신체적으로 음악의 비트와 리듬은 운동 속도 및 지구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템포가 빠른 음악은 운동 동작이 리드미컬해지도록 도울 수 있고, 이에 맞춰 근육의 수축 및 이완을 도울 수도 있다.
한편, 뇌는 음악에 집중함으로써 운동이 발생시키는 통증이나 피로 관련 신호를 덜 느끼게 할 수도 있다. 몸 자체에 피로는 누적되지만, 그것을 덜 느끼게 함으로써 보다 오랫동안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어떤 음악을 선택해야 할까
기본적으로는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음악 장르나 비트 수(BPM)를 선택해야 한다. 러닝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할 때는 대략 120~140BPM의 빠른 템포 음악이 좋다. 이들은 심박수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며, 보다 많은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 돕는다. 장르로 보자면 경쾌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EDM, 힙합이 적절하다.
근력 운동은 좀 다르다. 근력 운동에서는 속도보다는 정확한 자세와 목표 근육 자극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80~120BPM 사이의 중간 정도 템포 음악이 좀 더 잘 어울린다. 장르로는 록과 같이 힘이 느껴지는 쪽이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가사가 없는 차분한 음악이 어울리는 운동도 있다. 요가나 필라테스 혹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스트레칭을 응용한 유연성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운동 자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클래식이나 피아노 연주곡 같은 음악을 활용하기도 한다.
보통 음악을 들으며 운동을 할 때는 귀로 들리는 음악에만 집중하게 마련이다. 시각적으로 영상과 함께 보며 음악을 듣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온전히 귀에 잘 들어오는 음악으로 고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취향이 중요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통 이렇다더라’ 하는 이야기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고르는 것이 최선이다.
운동 루틴과 음악의 일체화
자신의 운동 루틴에 맞는 음악을 활용할 수 있다면, 보다 즐겁게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자연스레 운동 성과도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어떤 음악이 달리기에서 한쪽 발을 내딛는 속도에 적합한 비트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박자에 맞춰 발을 딛으면 일관성 있는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빠르게 달리는 편인 사람은 그만큼 빠른 비트의 음악을 고르면 되고, 천천히 오랫동안 달리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속도의 음악을 고르면 된다.
인터벌 형태로 운동하고자 하면, 빠른 음악과 비교적 느린 음악을 교차로 하여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거나, 느리게 시작했다가 점점 빠른 템포로 가는 음악을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하나의 곡 안에서 템포가 자주 변하는 곡이라면 인터벌 운동에 아주 좋은 친구다.
같은 원리로 어떤 음악의 비트는 스쿼트 동작의 수축과 이완에 딱 들어맞을 수도 있다.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을 음악의 리듬에 맞추게 되면, 충분한 강도로 자극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근육을 자극할 때 천천히 동작을 취하고, 원래 자세로 돌아올 때 빠르게 돌아오는 방식으로 훈련을 하는 경우라면, 음악 본연의 비트보다는 운동 동작의 리듬을 더 우선순위로 하는 것이 맞다.
막상 해보면 알겠지만, 운동에 맞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는 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잘 만들어놓은 플레이리스트는 두고두고 운동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준다. 한 번 잘 만들어놓으면 중간에 곡 일부만 교체하면서 오랫동안 쓸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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