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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릴스 중독은 뇌의 본능, ‘집중력’을 되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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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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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들고 유튜브 앱을 연다. 구독해놓은 채널이 여럿 있지만, 보통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쇼츠(Shorts)’다.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도 같은 원리다. 이유는 간단하다. 짧고 재밌으니까. 길어야 1분 남짓한 토막영상을 쓱 보고 휙휙 넘길 수 있다. 한층 똑똑해진 알고리즘이 계속 작동하면서 흥미를 끌만한 쇼츠를 계속 보여준다. 끝도 없다. 손가락만 움직이고 있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짧고 간결하게 편집된 정보가 넘쳐나고 그만큼 인기를 누리는 것은 현대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자화상과 같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소비하려는 것은 뇌의 본능과도 맞물려 있다. ‘그냥 재미있어서 보고, 볼수록 자꾸 보게 되는’ 짤막한 콘텐츠. 그 배경에는 어떤 메커니즘이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우리 뇌는 복잡한 것을 꺼려한다

뇌는 본능적으로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뇌의 설계 방향이며 또한 본능이다. 복잡한 상황에 신속하게 판단하고 반응해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 번에 집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복잡하게 구성된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이 좋지 않다는 점도 있다. 뇌가 ‘간단하고 직관적인 것’을 선호하는 이유들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하던 일보다, 지금 직장인들이 하는 일이 훨씬 더 전두엽을 많이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일상에서 복잡한 정보를 너무 많이 처리하느라 지친 나머지, 간단하고 직관적인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기 쉬워졌다는 이야기다.

한 교수는 “지금 현대사회는 ‘결과’만을 원한다”라고 지적한다. 서론, 본론, 토론 같은 것들은 다 떼어내고, 핵심만 바로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각자 서로 다른 호흡으로, 각기 다른 깊이로 구성된 콘텐츠의 다양성은 밀려나고, ‘핵심’이라는 명분 아래 짤막하게 편집된 것들만이 살아남는다. 

그것이 바로 ‘쇼츠’의 본질이다. 전두엽을 조금만 사용해도 되기 때문에 뇌의 본능과 결이 맞는다. 복잡한 정보 2~3개를 처리할 정도의 역량으로 40~50개의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느 쪽을 더 선호할 것인지는 자명하지 않을까.

이런 세상이기에 쇼츠가 각광받는 것일까? 아니면 쇼츠가 이런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한 것일까? 어느 쪽이든 분명한 건, 쇼츠 중독은 인간의 본능과 사회의 흐름이 힘을 합쳐 자초한 현상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 [ 관련기사 : 심화되는 도파민 중독, ‘슬로 컬쳐’로 대응해야 ]

우리 뇌는 생각보다 약하거나 단순하지 않다

전두엽(frontal lobes)은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핵심 영역이다. 계획, 실천, 의사결정, 충동조절 등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다른 생물들에 비해 전두엽이 크게 발달해 있어, 보다 고차원의 인지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쇼츠에 탐닉하는 사람을 보며 흔히 ‘뇌가 녹는다’라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빠른 자극과 정보 소비를 유도하는 쇼츠를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깊이 있는 사고’를 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전두엽의 활성화가 줄어들고 기능이 퇴화할 거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한덕현 교수는 “우리 뇌는 그렇게 약하지 않다”라고 말한다. 쇼츠를 보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잡으면 더 깊게, 다양하게 생각하려는 노력 대신 남이 느낀 것, 남이 보여주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버릇’을 갖게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로 인해 뇌가 실제로 깊이 있게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다고 보기에는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글을 모르니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 대신 가까운 곳에 쇼츠와 같이 말초적인 재미를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에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검사를 해보니 글을 못 읽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상황을 두고 ‘쇼츠를 봐서 글을 읽지 못한다’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쇼츠에 탐닉하느라 글을 접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글 읽는 능력이 덜 발달할 수는 있다. 둘 사이에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그 상황의 앞뒤 맥락을 모두 파악한 다음 왜 그렇게 됐는지를 알아보려는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쇼츠 때문에 글을 못 읽는다’라는 결론 자체가 지극히 ‘쇼츠스러운’ 접근법인 것이다.

출처 : '빅퀘스천' 유튜브 채널
출처 : ‘빅퀘스천’ 유튜브 채널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결과물 부족

전두엽은 다시 ‘안와 전두엽’과 ‘배측 전두엽’으로 나눠볼 수 있다. 한덕현 교수의 비유에 따르자면 각각 ‘Go!’와 ‘Stop!’의 역할이다. 감정과 즉각적인 보상 처리에 관여하는 안와 전두엽은, 하던 행동을 계속 하게끔 하는 본능을 발휘한다. 반면, 의사결정과 행동 조절을 담당하는 배측 전두엽은 눈앞의 일 외에 다른 사고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컨트롤한다. 

쇼츠로 다시 예를 들자면, 무의식적으로 쇼츠를 계속 넘기며 몰입하게 되는 것은 안와 전두엽의 기능이 극도로 발휘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기초적인 수준의 멀티태스킹도 할 수 없다면, 그러니까 해야 할 일을 아예 떠올리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쇼츠를 멈추지 못하고 계속 넘기고 있다면 정신의학적 진단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다.

반대로 유혹을 이겨내고 할 일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 계속 쇼츠 생각이 떠오르며 할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이 역시 행동 조절을 담당하는 배측 전두엽의 기능이 약해졌다는 신호이므로 의학적 진단이 필요할 수 있다.

‘무언가에 집중한다’라는 것은, 단순히 그 순간에 머무르는 개념이 아니다. 시작 단계부터 끝까지 집중을 유지함으로써, 뭐가 됐든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한 시간 집중을 해서 문제를 몇 개라도 풀어냈다면 그것은 유의미한 집중이다. 하지만 서너 시간을 집중했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푼 문제가 없다면, 그것은 가짜 집중이거나 집중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채 이리저리 분산됐음을 의미한다.

결과물이 없으면 인간은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다. ‘집중력을 발휘해 무언가를 만들거나 해냈다’라는 경험을 하지 못하면, 보상을 받지 못한 우리 뇌는 피로감만 느낄 수밖에 없다. 아무런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 노동과 본능대로 따라가 얻게 되는 즐거움. 어느 쪽에 마음이 끌릴지는 비교해볼 필요도 없는 일이다.

보상이 있어야 더 잘 움직일 수 있다. 뇌도 마찬가지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보상이 있어야 더 잘 움직일 수 있다. 뇌도 마찬가지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잠들어버린 집중력을 깨우기 위하여

쇼츠 중독이 확산된 결과, 많은 사람들이 집중력을 잃었다. 아니, 한덕현 교수의 “우리 뇌는 그리 약하지 않다”라는 말을 고려해 표현하자면 ‘잃은 것’이 아니라 ‘잠든 것’이라 해야 마땅하겠다.

배측 전두엽의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타고난 역량도 다를 것이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졌을 수 있다. 뇌 가소성에 따른 뇌의 변화는 긍정적으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 사용하면 발달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둔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 관련기사 : 뇌 손상, 회복할 수 있다! ‘뇌 가소성’의 원리와 과정 ]

배측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근육량을 늘려가는 운동의 원리와 같다. 근육이 적은 사람이 낮은 강도의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집중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단계부터 집중력을 회복해나가면 된다. 

한꺼번에 억지로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있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집중력이 짧다면, 그만큼만 집중하고 휴식을 취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스스로의 집중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출발해야 할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집중력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오면 다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뇌에게 보상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보상을 받은 뇌는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동기를 얻는다. 해야 할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되찾는 것이다. 근육이 붙은 몸이 점점 더 건강한 루틴을 향해 갈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쇼츠 중독 사회는 어느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개인의 본능과 사회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그 틈을 파고든 한 기업의 성공사례일 뿐이다. 사람들이 집중력을 되찾을 수 있다면, 쇼츠는 중독 대상이 아닌, 그저 그런 평범한 소일거리 중 하나로 되돌아갈 것이다.

요건이 갖춰지면 쇼츠도 평범한 소일거리로 돌아갈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요건이 갖춰지면 쇼츠도 평범한 소일거리로 돌아갈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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