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마 ‘뚱뚱한 모습’이 기본으로 연상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정도로 살이 찐 모습을 연상할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뚱뚱하게 살이 쪘다는 것 자체는 대체로 비슷할 것이다.
비만은 대개 게으르고 많이 먹는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비만은 분명히 ‘질병’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 많이 먹으며 운동이 부족하면 비만이 된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매우 좁은 시각이다. 보다 정확히는, ‘몸의 대사 기능이 정상 궤도에서 이탈’함으로써 나타나는 총체적 결과로 봐야 한다.
살이 찌고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겉으로 나타나는, 비만으로 나타나는 증상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밖에도 비만에는 혈압 상승, 혈당 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내장지방과 지방간 등 눈으로 보이지 않는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만의 해법 또한,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라’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말할 수 없다. 정상 기능을 잃은 몸을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당연히,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비만인들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거나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원장은 비만 전문가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사람이다. 그는 비만 해소의 길이 오래 걸리고 어렵기 짝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가까운 곳만 보자는 접근법을 내놓았다. “딱 한 달만 해보자.”라는 것. 한 달간 ‘건강한 습관’을 형성함으로써 시작을 위한 마중물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건강을 위한 방법, 다들 알고 있다
건강을 주제로 한 콘텐츠에서는 ‘결론’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떤 포인트에서 시작해 어떤 내용으로 풀어나가든지, 마지막은 항상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 콘텐츠에서는 결론보다는 ‘구체적인 정보’,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가벼운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질병을 다룰 때는 ‘어떤 병인지’, ‘왜 생기는지’, ‘어떤 원리로 위험한지’ 등 구체적인 정보가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예방법이나 해결책은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다.
비만도 마찬가지다.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느냐다. 정보가 오히려 너무 많기 때문에, 무엇을 따라야 옳은 것인지 고민하다가 주저앉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습관을 들이기 위한 한 달
건강한 생활습관을 시작하기 힘든 이유는, 그것을 기약 없이 오랫동안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강한 생활습관은 보통 재미나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다. 흔히 ‘맛있다’라고 하는 음식들을 멀리 해야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먹고 마시는 일도 자제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수도승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리는 것이다.
이에 박용우 원장은 ‘한 달 실천법’을 이야기한다. 평생 술을 끊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만, 한 달 정도 끊어보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평생 운동을 계속 하는 건 상상만으로도 부담스럽지만, 한 달 정도는 억지로라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박용우 원장은 “우리 몸이 뭔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3주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다만 여기에 개인차가 있을 것을 감안해 한 달 정도를 제안한 것이다. 기존과 다른 무언가를 한 달 정도 지속하면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비법’이라며 유혹하는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있다. 그중 한 가지라도 돈이든 시간이든 투자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또다른 ‘비법’에 한 달 정도 더 속아준다고 생각해보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건강한 몸 만들기 4주 플랜
1주차
1단계는 ‘장 환경 바꾸기’다. 인간의 장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공존한다.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유익균이 될 수도, 유해균이 될 수도 있는 중립 성향의 균도 있다. 보통 이 중간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공식품의 첨가물, 설탕, 액상과당 등은 유해균의 세력을 늘린다. 반대로 채소, 과일 등 섬유질과 올리고당이 함유된 음식은 유익균의 세력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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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후 3일간 장에 휴식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한다. 대신 근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백질을 하루 4회 정도로 나눠서 충분히 공급한다. 장을 쉬게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단백질 역시 쉐이크나 플레인 요거트, 두부 등 부담이 적은 음식으로 섭취하도록 한다. 콩은 소화가 잘 되지 않으므로 두부를 추천한다.
4일째부터는 점심 한 끼를 일반식으로 먹고, 나머지 끼니는 처음 방법을 반복한다. 칼로리 총량에 주목하기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느냐’에 주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탄수화물 섭취량을 제한하면 인슐린도 과도하게 분비될 일이 없으므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박용우 교수는 “보통 몸이 많이 망가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1단계가 가장 힘들다”라며 “이 과정이 너무 힘들다면 억지로 하지 말고 바로 2단계로 넘어가라”고 조언한다.
2주차
2단계에서는 견과류, 콩을 허용하고 저녁식사까지 일반식으로 전환한다. 이때 한 주 사이에 간헐적 단식을 한 번 정도 실천한다. 오후 4~5시 정도에 이른 저녁을 먹고, 다음날 오후 4~5시 저녁식사를 하기 전까지 물 외에는 먹지 않는 것이다. ‘몸에 쌓인 피하지방을 스펀지처럼 꽉 짜 주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단식을 하는 날은 본인이 스케줄을 고려해 편한 날짜로 정하면 된다. 안 먹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뇌가 제대로 돌아갈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루 정도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움직일 수 있다면 단식하는 날 운동을 해도 무방하다. 단, 탄수화물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근육 피로가 빨리 올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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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을 하는 날은 혈당이 바닥나 있는 상태에 가까우므로, 쌓여있던 지방을 소모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이때 의식적으로 걷기를 해주면서 첫째 주에 소실됐던 근육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2주차를 마친 뒤 체지방 검사를 해보고, 체지방이 빠지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되면 성공이다.
만약 실패했다면 운동이든 영양 섭취든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니, 스스로를 점검해보고 한 번 더 반복하도록 한다. 운동을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집 근처 헬스클럽에 등록해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는 편이 현명하다.


3주차
3단계에서는 토마토, 베리 종류, 호박, 밤 등 좀 더 폭넓은 식단을 허용하되, 간헐적 단식이 두 번으로 늘어난다. 단, 연속으로 이틀은 안 되고, 반드시 사이에 간격을 두도록 한다.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있다’라고 몸을 속여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을 때는 칼로리를 계산하지 말고 ‘좋은 음식’ 위주로 배불리 먹도록 한다. 일주일 중 5일을 배불리 먹고 2일 단식을 했다면, 총 음식 섭취량을 7로 나눠봤을 때 하루 먹은 양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박 원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4회 정도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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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는 식의 다이어트를 지속하면 기초 대사량이 점진적으로 떨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적게 먹어도 체지방이든 체중이든 줄어들지 않는 순간이 온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잘 먹으면서 간헐적 단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이 과정이 올바르게 수행됐다면, 3주차를 마쳤을 때 빠졌던 근육은 좀 더 회복되며, 체지방은 더 많이 빠지게 된다. 몸이 가벼워지면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되고, 간헐적 단식에도 몸이 익숙해지는 것이다. 단, 이때 근육이 처음 시작하기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말고 3주차 과정을 한 번 더 하는 편이 낫다.
4주차
4주차에는 간헐적 단식을 하루 더 한다. 즉, 일주일 중 4일을 잘 먹고 3일을 단식하는 셈이다. 이때는 단식을 월/수/금 또는 화/목/토와 같이 하루씩 걸러서 하는 형태가 된다. 이 단계까지 오면 이미 몸이 어느 정도 패턴을 인지하기 때문에, 근육이 빠지지 않고 축적돼 있던 지방의 연소만 이루어지게 된다.
핵심을 요약하자면, 먼저 장을 며칠 정도 쉬게 한 다음,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서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 그 다음으로는 단식을 하루씩 늘려가면서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몸이 가벼워지면서 운동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 원장이 제시한 프로그램은 4주로 구성돼 있지만, 현재 건강상태에 따라 한 단계를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체질을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몸이 많이 무너져 있는 사람은 한 달 후에도 생각했던 것만큼 좋아지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실망하지 마세요. 결국은 돌아갑니다.” 박용우 원장의 말이다.

항상성 사이클 옮기기, 지금 시작하라
박용우 원장은 위와 같은 사이클을 보통 매년 1월에 한다고 이야기한다. 12월은 보통 송년의 의미로 술자리가 많다. 그만큼 몸이 망가지기 쉬운 시기라는 것이다. 이 시기를 넘기고 난 1월에는 좀 쉬어간다는 마음으로 약속을 거의 잡지 않고 술도 끊은 채 회복 기간으로 잡는 것이다.
처음 체중을 뺄 때 철저하게 해놓으면, 한 번 만들어진 패턴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인체의 항상성이란 그런 것이다. 건강한 체질을 만드는데 성공하면, 이후로는 틈틈이 해로운 습관을 즐겨도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건강한 체질이 만들어지면 스스로 해로운 습관을 최소화하려는 본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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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박 원장이 제시했던 방법은 ‘한 달만 해보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 한 달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보다 건강한 몸으로 가기 위한 걸음을 옮기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 한 달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시 또 간격을 두고 반복하면 된다.
“지방도 빼기 어렵지만 근육은 정말 붙이기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근육이 안 붙거든요. 잘 챙겨먹으면서 운동을 하는 걸 잊지 마세요. 체중계 눈금에 집착하지 말고, 근육량을 늘리고 간에 있는 기름을 걷어내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비만은 질병이고, 어떤 질병이든 일찍 찾아내고 일찍 치료할수록 결과도 좋고 예후도 좋거든요. 체중도 마찬가지예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해야지? 늦습니다. 그 사이에 노화가 지속되기 때문에 그때 시작하면 지금보다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어요. 바로 지금 시작하셔야 됩니다.” 박용우 원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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