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사람은 별로 상관없다고 대답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상상만으로도 몸서리칠 수도 있다. 물론, 좋아하는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 것인지, 다이어트 목적으로 내키지 않는 음식을 계속 먹는 것인지에 따라 대답은 또 달라질 것이다.
몇 가지 메뉴를 반복적으로 먹는 것은 분명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식재료를 사거나 식사 준비를 할 때는 편리할 것이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겪을 일도 거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식사시간이 의무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도 있다. 글자 그대로 ‘살기 위해 먹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음식만 반복적으로 섭취하다보면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얻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먹기 위해 사는 삶’도 완전히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살기 위해 먹는 것’에 비하면 낫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먹는 즐거움’이라는 요소가 삶에 더해져 있는 셈이니까.
무엇이 됐든 극단적인 것은 좋지 않다. 건강을 위한 식단을 구성하고 꽤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그것을 지켜온 사람이라도, 이따금씩 식단을 보며 한숨을 내쉰 적은 있지 않을까. 피트니스·건강 정보를 다루는 ‘피트슈가’에서 식사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때 시도해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작은 변화를 줘 보기
익숙해져 있는 식단의 좋은 점은,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까지도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즉,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은 좋지만, 반대로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미국 뉴욕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니콜 로드리게스(Nicole Rodriguez)는 “보통 하던 식사 규칙에서 한두 가지만 바꿔보라”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닭가슴살과 현미, 브로콜리로 식사를 했다면, 닭가슴살 대신 연어 한 토막, 혹은 돼지고기 살코기를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현미나 브로콜리를 비슷한 역할의 다른 재료로 바꿔도 무방하다. 현미는 퀴노아, 오트밀 등으로 바꿀 수 있고, 브로콜리는 시금치, 양배추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같은 재료를 쓰되 조리법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나만의 레시피 만들기
경험은 중요하다. 인간은 창조주가 아니기 때문에, 무(無)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즉, 다양한 경험을 해야만 조금이라도 더 내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만들 수 있고, 같은 재료로도 더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당 중에도 건강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들이 있다. 간혹 한 번씩 그런 식당을 방문해 마음에 드는 메뉴를 먹어보라.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다면 그와 같은, 혹은 비슷한 방법으로 자신의 레시피에 변주를 가해보는 것이다.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방법을 찾게 될 수도 있다. 혹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시도해볼 생각을 못했던 참신한 조합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단 하나라도 그런 경험을 해본다면, 다음 번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레 새로운 경험을 찾아나서게 될 수 있다.
남은 음식 ‘부활’시키기
음식을 먹다 보면 남는 일은 흔히 있다. 남으면 무조건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은 음식은 일단 냉장고로 보내고 생각하는 사람도 흔하다. 로드리게스는 남은 음식을 아예 새롭게 바꿔보라고 제안한다.
어차피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은 어지간해서는 그대로 먹기에 적합하지 않다. 다시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어차피 손을 대야 하는 거라면 간단한 과정 몇 가지쯤 더하는 것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치킨이나 찜닭 같은 닭고기를 먹다가 남았을 때, 고기를 잘게 잘라 밥과 함께 볶아먹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이어트 식단 중에도 이런 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례는 분명 있다. 틀에 갇혀 아예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특정 음식에 대한 환상’ 깨기
‘단백질 = 닭가슴살’이 공식처럼 여겨지던 한 시절이 있었다. 덕분에 닭가슴살이라는 마이너한 부위가 삽시간에 엄청난 시장을 형성했고, 그 파급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다. 닭가슴살이라는 음식의 본질은 ‘저지방 단백질’이라는 것. 그리고 저지방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경로는 닭가슴살 뿐만이 아니라는 것.
같은 원리로 브로콜리나 케일을 건강식으로 자주 언급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들을 왜 먹어야 하는지, 영양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어떤 효능이 있는지를 따져봐라. 세상에 절대적으로 유일무이한 음식은 없다. 분명히 그것과 같거나 유사한 효능을 얻을 수 있는 음식은 있을 것이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뇌를 쓰는 활동을 해야 한다. 식사라는 일이 시간적으로 하루에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본다면, 정해진 식단을 기계처럼 반복하는 일은 그다지 뇌에 도움이 되는 습관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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