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탕은 해롭다’라는 건 이미 확정된 사실처럼 여겨진다. 많은 사람들이 ‘단맛이 강한 음식은 혈당을 높인다’라는 생각, 그리고 ‘혈당이 높아지면 비만과 당뇨를 촉진한다’라는 생각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이 맞다. 하지만 모든 단맛이 동일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설탕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건강을 지킬 수 없다는 의미다. 혈당의 안정적인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면, 단맛이 나는 음식을 극단적으로 회피하기보다는 섭취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민 절반 이상이 당뇨 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시대. 혈당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미국 대중심리학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 다룬 ‘설탕과 혈당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탄수화물, ‘단순’과 ‘복합’의 차이
흔히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는 ‘복합 탄수화물’을 먹으라고 이야기한다. 단순 탄수화물은 분자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더 빨리 소화되고 흡수된다. 그로 인해 혈당을 빨리 높이는 것은 물론 금방 허기를 느끼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설탕은 구조적으로 따지면 ‘이당류’에 해당하며, 주로 단순 탄수화물에 속한다. 단순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는 혈당 상승을 초래한다고 했으니, 설탕은 무조건 배제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요리를 하다보면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물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가 다양하게 있긴 하지만, 그로 인해 완성되는 맛에 차이가 생긴다는 건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요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정도의 설탕까지 절대적으로 멀리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러한 음식을 ‘습관처럼’ 자주 먹는 것이다.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자주 마신다거나, 특정 음식을 먹을 때 설탕을 찍어먹는다거나 하는 습관 말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섭취 습관을 개선한다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습관적인 당분 섭취의 폐해
습관적으로 설탕을 추가하거나 단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행위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수치 상승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체중 증가, 비만, 제2형 당뇨병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산화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물질이 늘어나 염증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이렇게 발생한 염증이 뇌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 혹은 치매와 같은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당분의 과도한 섭취’는 항상 경계해야 할 문제다.
과일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은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대체로 건강한 음식으로 분류되지만 과일의 단맛 또한 과당이라는 당분으로부터 나온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과일을 주식처럼 먹을 경우, ‘당분 과다 섭취’로 인한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과일은 어디까지나 애피타이저 혹은 디저트 정도로만 먹는 것이 좋다.
때에 따라서는 단순당이 필요할 수도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된 식단, 혹은 케토제닉 식단을 따르는 경우, 혹은 어떤 이유로 단식 상태가 계속되는 경우라면 뇌는 지방 분해의 부산물인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일종의 ‘비상 전원 시스템’과 같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뇌는 주로 포도당으로 작동한다.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 당뇨병’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이야기하며, 뇌 기능이 퇴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포도당 및 영양소 공급이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때때로 단순당이 필요한 경우도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당은 빠르게 흡수돼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때때로 70~80대 고령층에게 건강 상태에 따라 현미밥이나 잡곡밥 대신 흰쌀밥을 권하기도 한다. 왜일까? 일반적으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수많은 신체 기능이 저하되게 마련이다. 소화 및 대사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는 빠른 에너지 공급을 위해 단순당 섭취가 더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당 = 나쁜 것’이라 받아들이기보다는, ‘대체로 권장되지 않으나, 건강 상태 및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라고 받아들이는 편이 바람직하다.
‘전체적인 관점’으로 볼 것
결론적으로, 설탕을 비롯한 단순당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섭취 패턴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설탕이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즉, 단맛이 나는 음식을 가끔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적절한 양’을 유지하는 것이다.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단의 영양 균형을 맞추고, 운동, 스트레스 관리 및 충분한 숙면 등을 통해 전반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맛이 나는 음식을 극도로 제한하려는 것보다는, 과도한 섭취를 피한다는 정도로 접근할 것을 권장한다.
완성된 요리에 설탕이나 시럽을 추가로 넣지 않기, 과자나 사탕 등 단맛이 강한 간식 먹는 횟수 줄이기. 이 정도만 기억하고 있어도 당장은 괜찮다. 만약 이번 연휴 기간, 단맛 나는 음식을 듬뿍 먹었다면 일주일 정도는 단맛을 멀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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