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경고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아마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이라면 흔히 받아봤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별 문제가 없어보여도, 체지방률이 높은 이른바 ‘마른 비만’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대개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높다’라는 말에 익숙하다. 콜레스테롤이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뉜다는 사실에 익숙해져, ‘나쁜 콜레스테롤을 피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공식처럼 기억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작 나쁜 콜레스테롤을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저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적게 먹어야 한다거나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줄여야 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미국 건강전문 미디어 ‘헬스라인’에 보도된 내용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콜레스테롤, 우리 몸에 필수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질의 일종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점성이 있는 왁스 같은 물질인데, 주로 동물성 식품에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아 ‘기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면서 호르몬 생산,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 생산에 필요하다. 자외선을 통해 피부에서 비타민 D가 합성될 때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생성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대개 동물성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얻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의 양이 많으면, 간은 자연스럽게 콜레스테롤 생성량을 줄인다. 반대로 음식을 통한 섭취량이 적을 경우, 간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이 많아진다. 중요한 물질인 만큼, 항상 충분한 양이 유지되도록 하는 항상성이 작동하는 것이다.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는 해로운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는 이유로 배척받는 음식들이 있다. 아니, 꽤 많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들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있다. 일반적인 건강 상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더라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유전적 요인 또는 대사 이상이 있는 사람, 콜레스테롤 수치의 항상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람, 혹은 콜레스테롤을 섭취했을 때 몸에서 과민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 정도다. 흔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콜레스테롤의 체내 작용 메커니즘
우리가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이 나눠지지 않는다. 몸 속에 들어갈 때는 일단 모두 그냥 ‘콜레스테롤’이다. 다만 이들이 소화 과정을 거쳐 간으로 들어가게 되면 거기서부터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단백질과 결합해 ‘지단백(Lipoprotein)’을 이룬다. 이때 몸 곳곳에 공급해야 할 콜레스테롤이 잔뜩 올라타게 되므로, 기본적으로 콜레스테롤의 비중이 단백질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이를 ‘저밀도 지단백(Low-Density-Lipoprotein, LDL)’이라 한다.
혈관을 따라 몸 곳곳으로 이동한 지단백은 콜레스테롤을 세포에 공급한 다음 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이때는 싣고 왔던 콜레스테롤을 대부분 내려놓게 돼, 단백질 비중이 더 커지게 되므로 ‘고밀도 지단백(High-Density-Lipoprotein, HDL)’이 된다. 이들은 ‘여유 공간’이 있기 때문에, 간으로 돌아오는 길에 혈관에 떨어진 콜레스테롤이 있으면 수거해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콜레스테롤 섭취가 과하면?
여기서 콜레스테롤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를 상정해보자.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많으면 간은 항상성에 의해 자체적인 생성을 줄인다. 하지만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콜레스테롤이 필요량보다 많아진다면 어떨까?
생각해볼 수 있는 현상은, 가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이 올라탄 LDL에 더 많은 콜레스테롤이 붙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포에서 필요로 하는 콜레스테롤을 모두 공급한 뒤에도, 충분한 여유 공간이 없게 된다. 즉, HDL이 되지 못하는 단백질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단순한 원칙만 놓고 보자면, 간으로 돌아올 때는 모두가 HDL 상태가 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필요량 이상의 콜레스테롤로 인해 LDL 상태로 다시 간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생긴다. 당연히 이들은 돌아오는 길에 혈관에 남은 콜레스테롤을 수거할 수도 없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HDL 수치가 낮고, LDL 수치가 높은’ 상황인 것이다.
물론 과도한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하지만 간의 역량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한 없이 많이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건강하게 낮추려면?
물론, 위의 설명은 일반인 관점에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상당 부분 단순화한 것이며, 엄밀한 생물학적 현상과는 괴리가 있다. 실제로 몸 안에서 이루어지는 콜레스테롤의 작용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세밀한 과정과 변수를 가지기 때문에, 대략적인 흐름만 이해하면 된다.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 어떻든,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하게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는 영양가가 낮고 콜레스테롤만 높은 식품을 제한하는 것이다. 음식으로 인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대체로 큰 영향이 없다고 했지만, 이는 그 음식들이 영양학적인 가치가 충분한 경우에 한한다. 튀긴 고기나 치즈스틱, 패스트푸드와 프렌치 프라이 같은 음식들은 영양가에 비해 트랜스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과도하게 높기 때문이다. 햄, 베이컨, 소시지 등의 가공육이나 첨가당이 많이 들어간 각종 과자류도 마찬가지다.
그 외의 방법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것,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 흡연을 줄이거나 끊는 것 등이다. 또, 수분 균형이 깨지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으므로 수시로 물을 한 잔씩 마셔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습관을 개선해나간다고 했을 때, 대략 3~6개월 정도면 콜레스테롤 수치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콜레스테롤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를 통해 바로잡을 기회가 되길 바란다. 특히,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해서 식단에서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 핵심은 다른 영양소 및 생활습관과 균형을 이루는지에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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