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들기 전 ‘입 테이핑’을 시도해본 적이 있는가? 입에 테이프를 붙여 벌어지지 않도록 함으로써, 잠을 자는 동안 자연스럽게 코로 숨을 쉬도록 유도하는 방법 말이다. 보통 코골이, 수면 중 호흡 문제 등을 겪는 경우 종종 시도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사용되던 방법이기도 하다. 과연 이 방법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걸까?
입 테이핑을 시도하는 이유
코는 기본적으로 공기를 따뜻하고 습하게 만들어주고 어느 정도 이물질을 필터링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코로 숨을 쉴 수 있어야만 호흡기 전반을 비롯해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코막힘이 심하거나 비염 등 부비동 질환이 있는 경우, 코로 호흡을 하는 게 어려운 경우가 있다. 평상시에는 의식적으로 코로 숨쉬려 하거나, 약물 등을 사용하며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잠을 잘 때는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숨쉬기가 편한 구강 호흡을 하게 된다.
밤새도록 입으로 호흡을 할 경우, 구강 내부가 건조해질 가능성이 높다. 입속이 건조해지면 세균이 더 많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돼 입냄새가 심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유해한 균이 증식하므로 치아나 잇몸 등에 각종 질환이 생길 우려도 커진다.
이 때문에 입을 테이프로 고정해두면, 입을 벌릴 수가 없으므로 자연스레 코로 숨을 쉬게 된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입속 pH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돕고,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심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자제해야
그렇다면 물리적으로 입을 막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별다른 질환 없이 습관적인 문제라면 이 방법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대개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든 사람들은 코에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한 수준의 알레르기나 콧속 염증 등 질환이 있는 경우는 입 테이핑이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미 코로 호흡하는 것에 무리가 있는 상황에서 입을 테이핑으로 막게 될 경우,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호흡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흡기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는 임의로 입 테이핑을 시도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조언을 구한 다음 결정하도록 한다.
피부 자극에 대한 부작용도 한 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는 입 테이핑 전용 제품들은 보통 적당한 강도로 제작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입술이나 입 주변 피부 자극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피부가 특별히 예민한 경우라면 이러한 자극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테이핑하고자 하는 부위에 바세린 등을 미리 발라 피부 자극을 예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입 테이핑 전용 제품은 일반적인 테이프나 밴드에 비해 강도가 다소 약하다. 바세린 등을 바르고 부착하는 경우, 수면 도중 떨어지거나 무의식 중에 본인이 떼 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참조하기 바란다.
입으로 숨쉴 때의 문제점
입으로 숨쉬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일상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음을 느끼기 쉽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피곤하다거나 일상생활 중 쉽게 지치는 일이 잦다거나 하는 경우다. 이는 구강 호흡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입 호흡을 방치할 경우, 전반적으로 코 호흡에 비해 건조한 공기가 드나들게 되므로 호흡기 전체가 건조해진다. 기침이 심해지고 호흡기 염증이 악화돼 천식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입 속으로 건조한 공기가 드나들면서 앞서 말한 것처럼 구강 건강에도 이상이 생긴다.
또, 구강 호흡은 코로 숨 쉬는 것에 비해 산소 공급 효율이 떨어진다. 즉,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조직 및 장기의 활동이 둔해지기 쉽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장은 더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 하므로, 전체적인 혈압이 높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만성적인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구강 호흡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질 수 있고, 이 때문에 흔히 말하는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정 시간 동안 호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몸 전체에 산소 공급이 차단되는 것과 같다. 수면 중 자주 깨게 만드는 등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생기며, 잠자는 동안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깨어난 뒤 피로감이 중첩될 수 있다.
입 테이핑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
이 때문에 수면 중 입으로 숨쉰다는 걸 느끼거나 깨닫는 사람들은 입 테이핑을 고려하게 된다. 일단 병원이나 전문 클리닉을 찾는 것에 비해 간단하고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입 테이핑이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확인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하게 물리적으로 입을 통한 호흡을 막는 원리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호흡을 방해해 숙면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입 테이핑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보통 수면 관련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는 우선 어떤 종류의 문제를 갖고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등을 정확하게 찾아볼 것을 권한다. 간단한 방법이라는 이유로 그냥 시도하기에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말했듯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위험하다. 진단에 따라 약물을 처방 받거나 의학적으로 기능이 검증된 방법을 확인해 시도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진단 결과 별다른 질환 없이 미미한 수준이라면 입 테이핑을 시도해봐도 좋을 것이다. 다만, 흡연을 자주 하거나 밤에 술 또는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해당 습관을 먼저 개선해볼 것을 권한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구강 호흡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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