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고기와 삼겹살의 이면, 태운 고기의 경고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의 소리와 냄새는 많은 한국인의 식욕을 자극합니다. 특히 불고기, 삼겹살, 갈비처럼 숯불이나 직화로 조리하는 방식은 ‘불맛’이라는 독특한 풍미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조리된 고기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고온에서 태워질 때 생성되는 벤조피렌(Benzopyrene)이라는 발암 물질입니다. 벤조피렌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일종으로,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DNA와 결합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섭취 시 위암, 대장암, 간암 등 다양한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식 고기 문화가 유독 태운 부위를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숯불구이의 겉이 살짝 탄 부분, 삼겹살의 노릇하게 익은 기름진 부위가 맛있다고 여겨지지만, 바로 그 부위가 벤조피렌의 집중 생성 구간입니다. 자주, 많이, 그리고 습관적으로 먹을수록 건강에는 점점 독이 되는 셈입니다.

벤조피렌은 얼마나 위험한 물질일까
벤조피렌은 석탄을 태울 때나 담배 연기, 자동차 배출가스에서도 발생하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를 음식 속에서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고기를 높은 온도로 굽거나, 숯불과 직접 닿게 조리하면 벤조피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실제로 식약처 분석에 따르면 숯불에 구운 삼겹살의 경우 1kg당 최대 10마이크로그램 이상의 벤조피렌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이 수치는 국제 기준치보다 높은 수준이며, 장기간 반복 노출될 경우 암 발생 확률이 눈에 띄게 증가할 수 있는 양입니다. 벤조피렌은 체내에 축적될 수 있고, 배출 속도는 매우 느려 시간이 지날수록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위장이나 간처럼 해독·분해 역할을 하는 장기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해 만성 질환의 위험도 함께 높아지게 됩니다. 단순히 한두 번 먹는 것이 아니라, 한국처럼 자주 구워 먹는 식문화에서는 특히 더 큰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불맛’은 곧 건강 손해라는 사실
불맛은 입을 즐겁게 하지만, 몸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남깁니다. 고기를 굽는 방식만 바꿔도 벤조피렌 노출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직화구이를 선호합니다.
이 문화는 단순한 조리법의 차이를 넘어 건강 습관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운 고기를 주 3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위암 및 대장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1.5~2배 이상 높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문제는 ‘잘 익힌 고기’를 선호하면서 의도치 않게 탄 부위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기 겉면이 바삭해질수록 기름과 단백질이 고열에 의해 화학적으로 변성되며 유해 물질이 생성됩니다. 여기에 마늘이나 양념장이 고기와 함께 타면, 벤조피렌 외에도 다른 유해 화합물이 더해져 독성은 더 강해집니다. 결국 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 조리 온도, 섭취 빈도까지 모두 고려해야 건강한 식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태운 고기, 이렇게 줄이면 건강 지킵니다
1. 숯불이나 직화 대신 프라이팬, 오븐, 에어프라이어 등 간접 열원 사용을 권장합니다.
2. 고기를 굽기 전, 기름기를 적절히 제거해 불길이 직접 닿는 것을 줄입니다.
3. 탄 부위는 반드시 제거하고, 갈색 또는 검게 변한 부분은 먹지 않습니다.
4. 구운 고기 섭취는 주 1~2회 이내로 줄이고, 채소와 함께 섭취해 해독을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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