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혈증은 조용히 진행되지만, 가장 확실하게 혈관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혈중에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쌓이면, 혈관 내피가 손상되고, 동맥경화로 이어지며, 심혈관 질환·뇌졸중의 직전 단계가 된다. 문제는 이러한 고지혈증을 부르는 음식들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그 정도쯤은 괜찮겠지’ 하고 매일같이 먹고 있는 음식 중 일부는, 지질대사를 교란시키고 간의 지방 합성 작용을 과도하게 자극해 고지혈증을 가속화시킨다. 특히 지금 소개하는 네 가지는 ‘건강한 음식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다. 식단을 바꾸고 싶다면, 바로 이들부터 멀리해야 한다.

1. 크래커, 쌀과자 – 기름기 없는 간식처럼 보이지만 혈중 중성지방을 폭발시킨다
크래커나 쌀과자는 칼로리도 낮고 지방도 거의 없다고 여겨져 다이어트 간식처럼 자주 선택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음식들이 대부분 정제된 전분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런 고정제 탄수화물은 소화되자마자 빠르게 포도당으로 분해되며, 혈중 인슐린을 급상승시킨다.
이때 인슐린은 과잉 당분을 지방으로 바꿔 간과 혈중에 저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중성지방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특히 이런 음식은 식사 대용이 아니라 간식처럼 수시로 먹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혈중 지질 수치가 안정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단순한 과자가 아니라, 탄수화물 기반의 지방 저장 유도제로 작용하는 셈이다.

2. 식물성 마가린 – 트랜스지방이 없다고 믿는 순간 더 위험하다
마가린은 트랜스지방 이슈가 불거지면서 ‘식물성으로 전환돼 괜찮아졌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마가린은 부분경화유, 팜올레인 같은 고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지방으로 구성돼 있고, 가열 시 산화가 쉽게 일어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식물성 마가린이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HDL(좋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이중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침에 식빵이나 크래커에 무심코 발라 먹는 방식으로 습관화돼 있는 경우, 마가린에 포함된 산화된 지방이 간의 지질 대사 경로를 교란시키며 지속적인 혈중 지질 비정상 상태를 유도할 수 있다. 식물성이라고 무조건 안전하다는 믿음은 위험하다.

3. 액상과당이 들어간 요거트 – 건강 간식으로 착각하면 콜레스테롤 급증
요거트는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가 강해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자주 소비된다. 하지만 시중 요거트 중 상당수는 액상과당(High Fructose Corn Syrup, HFCS) 또는 농축과일시럽이 포함돼 있다. 이 액상과당은 포도당보다 더 간단히 지방으로 전환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간에서 처리되는 속도가 빨라, 중성지방으로 빠르게 저장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고지혈증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과일 맛 요거트나 드링크 요거트처럼 액체 형태의 제품은 식후가 아닌 공복에 음료처럼 마시기 쉬워 혈당과 혈중 지질 대사를 동시에 자극하게 된다. 단백질을 챙기려다 간의 지방 합성 공장을 무의식적으로 가동시키는 꼴이 될 수 있는 셈이다.

4. 닭껍질 – 고단백 식단의 사각지대, 포화지방의 함정
닭고기 자체는 단백질 식품으로 평가받지만, 문제는 껍질에 집중된 지방 성분이다. 닭껍질은 겉보기에는 얇고 바삭하지만, 그 안에는 높은 수준의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농축돼 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 조리나 구이 형태로 섭취할 경우, 겉기름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흡수되면서 간내 지질 대사를 과도하게 자극하게 된다.
실제로 닭껍질만 따로 섭취하는 식습관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모두 상승시키며,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닭고기를 건강하게 먹으려면, 껍질은 반드시 제거하고 조리 방식은 삶거나 찌는 형태로 제한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단백 식단을 유지하면서도 혈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아주 작은 조절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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