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한다면, 사실 별도로 가이드를 하고 말 것도 딱히 없다. 하루 30~40분, 주 3~4회 정도 걷기나 조깅, 그리고 주 2~3회 정도 스쿼트, 푸쉬업, 플랭크 정도만 꾸준히 소화할 수 있다면 별도의 터치 없이도 선순환 궤도에 오를 테니까.
하지만, 특정 목적이나 목표를 두고 운동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를 테면 덩치를 좀 키우고 싶다든가, 근지구력을 늘리고 싶다든가, 체지방률을 바짝 줄이고 싶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거의 모든 사람의 평생 목표’라 할 수 있는 체중 감량도 여기서 말하는 ‘특정 목표’ 중 하나로 봐야 한다.
이 경우에는 목표에 맞춰 최적화된 운동 방법을 택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법론은 일반인이 아닌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과 통용되는 상식이라도 알아두면 분명 하지 않는 것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에너지 소비 방식’, 왜 알아야 하는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운동의 종류에 따라 우리 몸은 서로 다른 에너지 소비 방식을 따른다는 사실이다. 이는 운동 강도와 지속 시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어떤 운동이든 꾸준히 하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건강에 보탬이 되는 것은 같지만, 그 구체적인 과정은 다르다는 것이다.
‘에너지 소비’란, 신체가 운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프로세스를 포함한다. 보통 운동을 위한 에너지는 ‘아데노신 삼인산(ATP)’이라는 분자 형태로 저장됐다가 사용된다. ATP는 근육 세포에 소량씩 저장되며, 근육이 수축할 때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형태로 소모된다.
근육 세포에 저장되는 ATP의 양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대개 몇 초에서 몇 분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즉, 저장량이 무척 제한적이기 때문에 운동을 지속하는 동안 ATP를 재공급하기 위해 다른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 개입하게 된다. 크레아틴 인산(CP), 해당 작용, 유산소 호흡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어떤 운동을 하는지, 어느 정도의 강도로 하는지, 얼마나 오래 지속하는지 등에 따라 주력이 되는 에너지 공급 시스템은 달라진다. 이에 따라 ‘어떤 에너지원이 주로 소모되는지’도 달라진다. 특정 목표를 갖고 운동을 하는 경우라면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체지방을 주로 소모하는 유산소 운동
유산소 운동은 전신을 고르게 사용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특정 부위에만 힘이 집중되는 형태가 아니라, 온몸의 근육이 적정 수준으로 골고루 사용된다는 것이다. 덕분에 유산소 운동은 체지방량을 덜어내고자 할 때 가장 좋은 운동법이 된다.
유산소 운동은 보통 낮은 강도로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한순간 급격하게 에너지를 공급하기보다는 천천히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방이라는 에너지원은 본래 산화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급격한 에너지 공급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유산소 운동처럼 비교적 여유롭게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할 때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소모한다. 다만, 유산소 운동이라 해도 강도가 높아질 경우는 빠른 에너지 공급을 필요로 할 수 있으므로 탄수화물이 소모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유산소 운동은 전신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한다. 에너지 공급은 비교적 느리게 이루어져도 되지만, 전체적으로 필요한 양은 많은 편이다. 지방은 1g당 9kcal로 단위 무게당 공급하는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이런 역할에 안성맞춤이다.
즉,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안 산소가 체내에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을 산화시켜 전신으로 순환시키며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유산소 운동의 본질이다. 1회 운동에 30~40분 정도를 권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부위별 자극에 집중하는 근력 운동
어떤 목적으로든 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운동에 관련된 콘텐츠를 종종 찾아볼 것이다. 이때 익숙하게 듣게 되는 단어가 바로 ‘자극’이다. 근력 운동의 경우는 보통 근육을 성장시키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의 자극’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은 통상적으로 특정 부위에 에너지를 집중한다. 사용하는 중량이 클수록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때 기존에 저장돼 있는 ATP만으로는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에너지를 보충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근육에 저장된 ‘크레아틴 인산(CP)’을 활용하는 것이다. CP는 ATP와 함께 에너지로서 소모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역할은 ATP의 재생성을 지원하는 것이다. 일종의 ‘예비 배터리’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기존 저장된 ATP, CP 양으로도 충당할 수 없을 정도의 운동 강도라면, 다음 단계의 보충이 필요해진다.
ATP의 소모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면, 산소의 도움을 받아가며 여유롭게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장된 에너지를 빠르게 소모하고서도 긴급하게 큰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때는 산소의 공급을 기다릴 여유가 없어진다.
이 경우는 근육 내 글리코겐을 분해해서 포도당을 만들고, 산소 없이 ATP를 만든다. 이때 탄수화물이 대량으로 소모하게 되고, 근육에 큰 자극이 가해지면서 성장 기회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산소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많은 에너지를 만든 부작용으로, ‘젖산’이라는 피로 물질이 생성된다. 무산소 방식으로 소모된 에너지가 많을수록 젖산의 양도 많아진다. ‘재활용’의 관점에서 젖산도 일부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정상적인 에너지원에 비하면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강도 운동을 할수록 근육이 금세 지치게 되는 원리다.
운동하면 단백질? 올바르게 이해해야
근력 운동은 일반적으로 무산소 운동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무산소 운동이 근력 운동과 완벽히 일치하는 개념은 아니다. 무산소 운동의 핵심은 ‘운동 강도’이기 때문이다. 즉, 근력 운동도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면 유산소 방식으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고, 일반적인 유산소 운동도 높은 강도로 이루어지면 무산소 에너지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운동 목표’를 올바르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운동 방식이 어떤 원리로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그로 인해 어떤 에너지원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실제 원리는 상당히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핵심만 짚어서 비교하자면 ‘유산소 운동은 지방 소모’, ‘근력 운동은 탄수화물 소모’라고 봐도 되겠다.
그렇다면 단백질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단백질 섭취’를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은 흔히 봤을 것이다. 단백질도 1g당 4kcal의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명백한 에너지원이다. 그런 이유로 근력 운동은 단백질을 소모해 에너지를 만든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백질은 손상된 근육의 회복과 성장을 위해 사용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에너지원으로 소모되는 경우는 드물다. 애당초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에 비해 분해 과정이 복잡하고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 효율도 떨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경우란 몇 가지가 있지만, 대개 극단적인 경우다. 예를 들어 체지방량이 부족하면서 음식 섭취량이 부족할 때, 지속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면 몸은 근육을 일부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소모할 수 있다.
혹은 근육을 너무 사용하지 않을 경우는 불필요하다고 인식해 에너지원으로 소모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더라도 적당한 수준의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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