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 치료에 사용되는 GLP-1 RA 기반 약물 중 일부가 음주 욕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 치료 약물, 알코올 소비 줄이는 효과
이는 임상의학 관련 연구를 발표하는 국제 학술지 「eClinical Medicine」에 게재된 영국 노팅엄 대학의 연구에서 나온 결론이다. 노팅엄 대학 의과대학 위장병학 임상조교수인 모센 수바니 박사 연구팀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 유형의 당뇨 치료제가 음주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살폈다.
GLP-1 RA는 당뇨 치료의 핵심으로 알려진 GLP-1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한 약물이다.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GLP-1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조적 변형을 통해 만들어졌다. GLP-1 RA는 체내에서 GLP-1 수용체에 결합해 GLP-1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GLP-1 RA를 사용하는 것과 알코올 소비량 변화 사이의 관련성을 연구한 기존 문헌을 올해 8월 수행된 것까지 수집해 검토했다. 총 6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총 88,190명의 연구 참가자 중 38,760명(43.9%)이 GLP-1 RA를 투여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수바니 박사는 “우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GLP-1 RA 유형의 약물은 알코올 소비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특히 체질량 지수(BMI)가 30을 넘는 사람들의 경우, 이 약물로 인해 뇌의 보상 시스템에 영향을 받아 음주 욕구를 감소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음주 줄일 가능성 29%까지 더 낮아
다만, GLP-1 RA 기반 약물 중에서도 세부 종류에 따라 결과는 조금씩 다르게 나왔다.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GLP-1 RA 약물 ‘엑세나타이드’의 경우, 투여 6개월 후에도 음주 욕구 및 음주량을 전반적으로 크게 줄이지 못했다. 다만, 비만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서는 음주를 줄이는 데 있어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한편, 2014년 FDA 승인을 받은 GLP-1 RA 약물 ‘둘라글루타이드’의 경우, 전반적으로 좀 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 약물을 테스트한 연구에서는 위약(플라시보) 그룹과의 비교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둘라글루타이드를 복용한 그룹은 위약 그룹에 비해 음주를 줄일 가능성이 29%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무작위 요소를 배제한 관찰 연구 결과, GLP-1 RA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다른 치료법을 받는 경우에 비해 음주량이 적고, 알코올로 인한 건강 문제가 더 적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바니 박사는 “아직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알코올 관련 문제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하며 “결과적으로 알코올에 기안한 사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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