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육의 힘줄에 발생한 부상은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로 여겨진다. 이는 힘줄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최근 연구된 바에 따르면, 힘줄에 기계적 자극과 전기 자극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 및 회복이 가능하다. 기계적 방식에 주력했던 기존 물리 치료법에 전기 자극을 포함시켜, 힘줄 세포의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한다는 원리다.
회복·재생이 까다로운 힘줄 세포
힘줄은 근육에서 뼈로 힘을 전달하는 콜라겐 섬유다발이다. 높은 탄성을 가지고 있어 강한 기계적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다. 반면, 그만큼 부상을 당했을 경우 회복도 까다롭다. 근육이나 인대 파열 등 부상이 힘줄에 영향을 미칠 경우, 종종 만성 통증을 남기거나 장애를 남기기도 한다. 쉽게 말해, ‘잘 다치지 않지만 한 번 다치면 회복하기까지 오래 걸린다’라는 뜻이다.
재생의학 분야의 발달과 함께 힘줄 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힘줄 세포는 다른 조직 세포와는 다른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힘줄은 근육의 끝부분에서 뼈로 이어지는 구조로, 체내에서 항상 어느 정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당겨져 있는’ 상태에서 힘을 전달받아 더욱 늘어나는 식으로 작동한다.
본래의 힘줄은 매우 높은 강도와 탄성을 지닌 고무줄과 같다. 별개로 존재하는 힘줄은 아무런 힘을 받지 않았을 때의 고무줄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세포 배양과 같은 체외 환경에서는 힘줄에 가해지는 기계적 스트레스를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본래의 기능을 재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힘줄은 기계적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압전성(piezoelectric)’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연구의 어려운 점 중 하나다. 압전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전지 신호는 세포의 생리적 반응을 조절하며, 조직의 회복 및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힘줄에 가해진 기계적 자극으로 인해 세포의 대사 활동이 촉진되고 회복·성장 인자가 분비된다. 이때 힘줄은 압전성에 의해 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는 전기 신호를 만들어내며, 이로써 세포 증식과 분화, 재생을 유도한다.
전기 자극까지 가할 수 있는 환경 구축
힘줄의 이러한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계적 자극과 압전 신호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세포 배양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복합 자극을 충분히 재현하기 어렵다.
아일랜드 골웨이 대학과 리머리 대학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점에 착안해 ‘고막 압전 생물 반응기’라는 새로운 세포 배양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인간의 고막과 비슷한 방식으로 힘줄 세포에 기계적 진동과 전기적 자극을 함께 전달한다.
고막은 소리의 진동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압전성을 가지고 있다. 소리가 갖는 파동을 물리적인 진동으로 변환한 다음, 이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신경계에 전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고막의 기능 원리를 이용해, 힘줄 세포에 기계적 진동을 주어 세포 반응을 유도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연구팀의 페르난데스-야게 박사는 “지금까지 힘줄 세포는 몸의 움직임을 모방해, ‘늘리는 힘’을 가하는 장치를 통해 배양됐다”라며 “이 방식은 힘줄 조직의 ‘압전성’이라는 특수성을 간과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기존의 환경에서는 물리적 자극만 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힘줄 조직의 특성을 정확하게 모방·재현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 효과적인 치료법 가능성 있어
연구팀의 수석 연구원인 마누스 빅스 박사는 “힘줄을 비롯해 근골격계 부상에 대한 치료는 대개 조직 세포에 기계적 자극을 제공하는 물리 치료에 비중을 두고 있다”라며, “우리의 연구를 통해 전통적 치료법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더 나은 치료법이 고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힘줄 부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전기 자극을 병행하는 방식의 치료는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울러 평상시 힘줄을 단련하고 강화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높은 강도의 운동을 반복하는 상황이라면, 그 회복을 촉진시켜 더욱 강한 힘줄과 근육 조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빅스 박사는 또한, 자신들의 연구 성과에 대해 “현재는 힘줄 조직에 대한 가능성만을 보여줬지만, 연골이나 뼈, 심혈관 조직 등 기계와 전기의 복합 자극에 반응하는 다른 조직의 회복·치료에 대해서도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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