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와 디오니소스 등 그리스 신화 속 주요 신들의 주량 대결을 조각한 대리석관에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이스라엘 유물부(Israel Antiquities Authority, IAA)는 18일 성명을 내고 복원을 마친 로마시대 대리석관이 이달 12일부터 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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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와 디오니소스 등 그리스 신화 속 주요 신들의 주량 대결을 조각한 대리석관에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이스라엘 유물부(Israel Antiquities Authority, IAA)는 18일 성명을 내고 복원을 마친 로마시대 대리석관이 이달 12일부터 텔아비브 에레츠 이스라엘 박물관에서 일반에 전시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리석관은 이스라엘 카이사레아 유적의 발굴 과정에서 나왔다. 모래 언덕 아래에 절반쯤 묻힌 상태였는데, 정교한 조각이 석관에 새겨져 많은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석관 한쪽에 조각된 술잔을 든 헤라클레스 「사진=IAA 공식 홈페이지」
IAA 관계자는 “대리석관에는 헤라클레스와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가 술잔을 기울이는 상황이 조각됐다”며 “이스라엘 국내에서 이런 관이 발견되기는 처음으로, 고대 로마의 문화와 생활상을 조명하는 귀중한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이사레아는 기원전 1세기 헤로데 대왕의 명으로 조성된 항구도시로 로마 황제의 이름을 따왔다”며 “로마 및 비잔틴제국(동로마제국) 시대에는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로 번성해 많은 역사적 유산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와 추종자들, 헤라클레스가 술을 마시는 상황을 묘사한 석관의 조각 일부 「사진=IAA 공식 홈페이지」
대리석관은 2~3세기의 것으로 추측된다. IAA 보존연구실에서 오랜 시간 복원 작업이 이뤄졌는데, 관의 표면에 디오니소스와 영웅 헤라클레스가 더 많은 술을 마시기 위해 주량 대결을 펼치는 실감 나는 조각이 점차 드러났다.
디오니소스는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에 수많은 예술작품에 그려졌다. 로마 신화에서 바쿠스로 불리는 디오니소스는 원래 죽음과 재생을 상징한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인간 여성 알크메네의 아들로 반신반인 영웅이다. 남다른 괴력과 용기를 지녀 그리스 신화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석관이 출토된 이스라엘 카이사레아 유적 「사진=IAA 공식 홈페이지」
IAA 관계자는 “석관에는 디오니소스의 추종자들도 함께 새겨져 여러모로 축제 분위기다. 과연 디오니소스가 유흥의 신임을 알게 한다”며 “신들의 주량 대결을 묘사한 이 석관은 아마 죽음을 단순한 끝으로 여기지 않고, 새로운 존재의 변용이나 해방이라고 생각한 로마인들의 이상을 표현했는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에레츠 이스라엘 박물관은 현재 바일란대학교와 공동으로 대리석관과 고대의 음주 문화의 상징성에 대해 강연을 진행 중이다. IAA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로마인의 축제와 삶과 죽음, 사후세계 관념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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