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과 당분 함량이 높은 식단으로 인해 자제력이 부족하고 충동적인 성향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스페인 알메리아 대학의 연구팀은 식단이 청소년의 인지 발달과 보상 추구 성향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을 설계했다. 청소년기부터 꾸준히 고지방 식단을 섭취했을 경우, 성인이 됐을 때 행동이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먼저 40마리의 어린 쥐를 각각 20마리씩으로 구분했다. 한쪽 그룹에는 치즈케이크를 먹도록 하고, 다른 한쪽 그룹은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도록 했다. 모든 쥐가 성체가 됐을 때, 연구팀은 40마리 전부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인지 능력 테스트를 비롯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수행하도록 하고, 행동 패턴을 면밀하게 기록한 다음 그 데이터를 분석했다.
평가 결과, 치즈케이크를 먹고 자란 쥐들은 ‘시각적인 단서’에 더 빨리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감각이 예민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다른 데이터와 종합해봤을 때, ‘충동성’이 증가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어떤 보상이 제시됐을 때 그것을 얻기 위해 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균형 잡힌 식단을 먹은 쥐들의 행동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졌다. 이 그룹의 쥐들은 전반적으로 좀 더 신중하고 보수적인 패턴을 보였다. 즉, 눈앞에 보상이 제시되더라도 곧바로 반응하지 않고, 약간의 뜸을 들이거나 주변을 살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두 그룹의 행동 패턴은 도박성을 확인하기 위해 설계된 시나리오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치즈케이크를 먹은 쥐들은 위험이 크더라도 보상이 큰 쪽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균형 잡힌 식단을 먹은 쥐들은 보상이 작더라도 더 안전한 쪽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쥐의 뇌 구조를 스캔해본 결과, 두 그룹 사이에는 전전두엽 피질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전두엽 피질은 행동과 성격을 제어하는 뇌 영역이다. 즉, 치즈케이크를 먹은 쥐들은 보상을 추구하는 경로가 달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모든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청소년기의 고지방 식단 섭취가 성인 이후의 성격에 뚜렷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식단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여전히 불확실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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