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저밀도 지단백(LDL)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으며, 건강검진에서 LDL 수치가 높게 나오면 온갖 우려가 따라다니곤 했다. 미국 미주리 대학에서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LDL 수치보다 더 안쪽에서 살펴봐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LDL 운반을 돕는 ‘외골격 단백질’이다.
콜레스테롤의 역할과 중요성
흔히 콜레스테롤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주요 구성 요소로, 세포가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또한, 세포막의 유동성을 조절해 물질의 출입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전구체로서 기본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성 호르몬, 그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혈압을 조절하는 알도스테론 등이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호르몬들이다.
한편, 자외선을 받음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 D 역시 콜레스테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자외선 B(UV-B)가 피부에 닿았을 때, 비타민 D3로 전환되기 위한 시작 단계에 콜레스테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D3가 생성되어야 이들이 간으로 이동해 비타민 D로 전환될 수 있다.
핵심은 LDL 수치 관리
한 마디로, 콜레스테롤은 ‘중립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LDL 수치다. 콜레스테롤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간에서 만들어진다. 이들을 온몸에 필요한 곳으로 운반하는 것이 바로 LDL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LDL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본다. LDL은 콜레스테롤과 결합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는데, LDL 수치가 너무 높으면 필요 이상의 콜레스테롤이 혈류로 방출되고, 잉여 LDL은 혈관 곳곳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대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HDL이다. HDL은 전신 세포로 공급됐던 콜레스테롤 중 잉여분을 회수해 간으로 다시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흔히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라고 알려진 방법들은 모두 LDL 수치를 낮추고 HDL 수치를 높이기 위한 것들이다.
LDL을 운반하는 외골격 단백질
미주리 대학 연구팀은 여기서 한 단계 더 깊게 들어갔다. 연구팀은 건물 2층 높이에 해당하는 대형 ‘극저온 전자 현미경’과 인공지능(AI) 기술, 그리고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세포를 구성하는 개별 단백질의 구조를 들여다보았다. 이를 통해 ‘ApoB100’이라 불리는 단백질의 구체적인 형태와 결합 구조를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ApoB100은 분자의 ‘외골격’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LDL 입자가 혈류를 통해 이동할 수 있도록 겉을 감싸주는 역할을 한다. 즉, ApoB100 단백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을 경우, 그만큼 LDL 입자를 더 많이 운반할 수 있으므로 심혈관계 건강에 위험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 소속 생물물리학 조교수인 케이스 케시디는 “사람들은 종종 콜레스테롤을 나쁜 것이라고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호르몬을 생성하고 세포막 유동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매우 유용한 분자”라고 이야기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하기 위해 사용되는 현재의 방법은 그다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 연구팀의 의견이다. ApoB100 단백질의 혈중 수치를 검사할 수 있어야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보다 정확한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극저온 전자 현미경 이미지와 AI 신경망을 결합해 더욱 높은 해상도로 ApoB100 단백질의 구조를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콜레스테롤의 기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표적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회복 탄력성, 건강한 삶을 위해 길러야 할 능력
- “유방암, 걱정보다는 이해가 먼저입니다”
- 망막 손상과 합병증, 몇 개월 지난 뒤에 찾아올 수도?
- 중년 우울증과 치매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
- 뱃살 찌는 습관, 어떤 부분부터 어떻게 잡아야 할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