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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진’ 면 요리, 국물이라도 데워서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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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는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의 소비가 늘어난다. 진한 육수로 끓인 국밥부터, 전골이나 찌개, 혹은 짬뽕이나 라면, 국수와 같은 면 종류, 쫄깃한 수제비 등 다양한 국물 음식들이 각광받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면이나 수제비처럼 국물에 담긴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 정제된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것들이 여러 모로 건강에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렇기 때문에 먹고 싶을 때면 마음 속으로 ‘절제’를 여러 번 되뇌이며 적당히 먹으려 애쓴다. 

국물에 담긴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 가장 곤란한 상황을 꼽으라면 ‘퍼짐’이 아닐까 한다. 잠깐 일이 생겨 한눈을 팔면 푸짐하게 담겨있던 뜨끈한 국물이 줄어들며 면이나 수제비가 퉁퉁 부풀어올라버리는 바로 그것. 씁쓸하면서도 버릴 수는 없어 먹다가 문득 궁금증이 들었다. 퍼진 라면은 건강에 더 안 좋을까?

밀가루 음식이 ‘퍼지는’ 이유

면이나 수제비는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어진다. 밀가루에 수분이 더해지면서 반죽이 되고, 다시 반죽을 여러 차례 치대는 등의 과정에서 공기가 들어가며 부풀어오른다. 이 과정에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만들어진다. 밀가루 반죽을 할 때 물이나 밀가루를 더 넣거나 치대기를 반복하며 반죽의 질감을 조절하는 이유도 적절한 쫄깃함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죽은 면이나 덩어리 형태로 조리된다. 특히 국물에 들어갈 경우 열과 수분이 동시에 가해진다. 이때 반죽 내부의 전분이 수분을 흡수하면서 ‘젤화(gelatinization)’된다. 이로 인해 전분의 점성이 증가하고, 국물이 더욱 걸쭉한 느낌으로 변하게 된다.

이렇게 음식이 완성되고 나면 보통 몇 분 이내로 먹는 것이 좋다. 완성된 후 짧은 시간 사이에도 면이나 수제비는 조리 중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수분(국물)을 흡수하게 된다. 일정량 이상의 수분을 머금게 되면 반죽 속에서 탄력을 유지해주던 글루텐 단백질의 네트워크에 변형이 일어난다. 쉽게 말해, 탄력이 느슨해지면서 면이 뚝뚝 끊어지는 등의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위 환경에 따라 더 빨리 이루어지기도 한다. 특히 습도가 높은 환경이라면 국물 뿐만 아니라 공기 중의 수분까지 더 많이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빨리 퍼질 수 있다.

퍼진 음식, 무엇이 문제인가?

밀가루 음식이 퍼지게 되면 무엇보다도 ‘먹는 즐거움’이 줄어든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면류 요리의 경우, 면이 퍼지면 탄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소위 말하는 ‘면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느슨해져 젓가락으로 집기만 해도 뚝뚝 끊어질 수 있다. 수제비의 경우는 너무 물러져서 마치 눅눅해진 과자를 먹는 느낌처럼 변해버릴 수 있다.

짭짤한 국물에 담긴 음식일 경우 염분이 있는 국물을 과하게 흡수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맛도 변한다. 식감에 맛까지 크게 변해버리는 탓에 사실상 본래의 맛을 즐길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이것만 해도 만만치 않은 문제인데, 먹은 뒤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소화 효소’의 작용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화를 돕는 각종 효소들은 음식의 온도와 pH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갓 만든 음식은 따뜻하고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소화 효소가 활성화되기 좋은 조건이다. 찬 음식보다 따뜻한 음식을 먹으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하지만 만든 뒤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음식이든 식으면서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인다. 국물 속에 담긴 밀가루 요리는 더 많은 수분에 노출되면서 음식의 분자 구조가 변한다. 퍼진 음식은 보통 더 부드럽고 물러지기 때문에 소화 효소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난다. 하지만 너무 과하게 물러지면 오히려 소화 효소가 음식을 구성한 성분들과 접촉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퍼진 면 요리, 국물이라도 데워서

이런 이유로,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국물 요리는 가급적 조리 직후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물론, 일부러 퍼지도록 해서 먹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보통 면류 음식 등이 퍼지는 데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퍼진 음식에 한숨을 내쉬며 그냥 먹는 것은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인해 퍼진 밀가루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약간의 조치를 취하는 편을 추천한다. 살짝 데워서 국물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식고 퍼진 채로 그냥 먹는 것에 비해 소화 효소가 활성화될 수 있는 조건에 더 가까워진다. 소화 효소는 일반적으로 37℃~40℃ 사이에서 가장 활성화된다는 점을 참조하면 된다.

물론 퍼지는 현상 자체는 과도한 수분과 공기를 머금으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이미 퍼져버린 면을 어찌할 도리는 없다. 다만, 국물이라도 적당한 온도로 데운다면 소화가 잘 되게끔 하는 것은 물론 기분상으로나마 맛과 질감도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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