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서해에서 항공모함 훈련을 강화하고 북한이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을 진수하는 등 한반도 해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내해 중심 전략에 따라 서해 권역에서 해상 균형을 재편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으며, 북한도 구축함 증강을 통해 해상 작전 능력을 키우는 중이다. 이렇게 강대국과 주변국 간 해상 위협이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하자, 한국 해군은 기존 전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국면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중·일 안보 구도 변화 속에서, 한국 해군은 새로운 해상 전력 도입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 특히 예산과 인력에 제약이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방어와 억제 전략이 절실해졌다. 이에 한국군이 주목한 해법이 ‘유·무인 전력 지휘함’으로, 일명 ‘드론 항공모함’이다. 이 플랫폼은 전통적인 항모보다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도 뛰어난 작전 지속성과 위력 투사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다.
MUM‑T 기반 한국형 드론 항모 구상
한국 해군이 추진하는 드론 항공모함은 유인 항공기와 다양한 무인 체계를 동시 운용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핵심으로 삼는다. 이는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최대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유인 헬기와 감시정찰형 드론, 공격·자폭 드론을 동시에 운용함으로써 적의 해상·연안 작전을 다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체계는 자폭 드론을 대량 탑재해 원거리에서 적 함대나 해안 기지 공격이 가능하며, 감시정찰 드론은 함대 주변에서 조기경보 및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한다. 무인 시스템의 자동조종과 정보 연계는 병력 감소와 작전 지속성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해상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실험·훈련 진행 중
한국 해군은 이미 드론 항모 개념을 실험 단계로 가져가고 있다. 2023년 11월에는 ‘모하비(Mojave)’ 드론을 함상에서 운용하며 작전 적합성을 검증했고, 2024년 5월에는 울산 앞 바다에서 상용 시스템을 활용한 해상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외에도 2024년 4월부터 HD현대중공업에 개념설계 연구용역을 의뢰했으며, 같은 해 5월 말에는 합참에 공식 사업계획을 보고해 사실상 정책적 추진이 확정됐음을 알렸다.
향후 개발 일정과 구체적 성능 조건은 합참과 방위사업청 협의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며, 이르면 수년 내 시제품 개발 및 실해역 실증단계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도 드론 항모 경쟁 뛰어들어
한국만 드론 항모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미 항공모함 및 강습상륙함에 MQ‑25 ‘스팅레이’ 급유 드론 등을 배치해 무인 시스템을 실전 운용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를 모두 운용할 수 있는 ‘쓰촨함’을 진수하며 드론 항모 체계를 갖췄다. 일본,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드론 항모 개념을 연구하거나 실증을 추진하며 새로운 해군력 경쟁에 돌입했다.
이처럼 드론 항모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차세대 해상 억제 체계를 구축하는 핵심 전력으로 부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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